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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자존심 버린 독일 ‘훈남’ 감독, 좋은건 다 배운다

등록 2010-07-07 14:59

4강행 이끈 뢰브 감독 정적이고 수비적인 독일 축구 바꿔
품위있고, 도시적이고, 지적이고, 강하고, 멋있고…

나이보다 젊게 보이는 요하힘 뢰브(50) 독일 감독의 인상은 단연 ‘지적인 미남자’이다. 하지만 그의 축구철학을 들여다보면 자존심이나 고집이 없다. 좋은 것이라면 모두 다 빨아들이는 ‘블랙홀’의 집요함만이 있을 뿐이다.

미국의 은 7일(한국시각) ‘잉글랜드의 근성과 스페인의 재능을 혼합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뢰브의 잡식성을 다뤘다. 뢰비는 “국제경기를 보면서 그 속에 푹 빠져 많은 것을 뽑아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잉글랜드는 엄청난 템포를 자랑하고, 스페인에서는 유소년 축구에서부터 물흐르듯하는 스타일과 기술이 돋보인다”고 했다. 공격적인 마인드의 뢰브는 이런 타국의 강점들을 혼합시켜 조별리그와 16강, 8강까지 호주와 잉글랜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4골씩을 뽑아내는 강팀을 조련해냈다.

뢰브는 독일 프로축구 프라이부르크팀의 전설적인 골잡이였지만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1996년 슈투트가르트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에 입문한 뢰브는 2004년 위르겐 클린스만의 부름을 받아 대표팀 코치로 들어간다. ‘참모는 명장이 될 수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전술의 천재’ ‘준비의 왕’ 뢰브는 2006 독일 월드컵 직후 클린스만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으며 팀 개조를 완성한다. 독일 내부에서는 역대 최고 감독의 반열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정적이고 수비적인 독일 축구의 스타일을 바꾼 뢰비 감독은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 진출 견인,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럽예선 무패(8승2무) 등의 실적을 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뢰브에 대해 “대표팀을 맡은 이후 선수들이 패스하기 전에 공을 갖고 있는 시간 단축을 위해 집요할 정도로 집착했다”며 “결국 시간 단축으로 독일 축구의 속도가 크게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대표팀 23명 가운데 8명이 23살 이하이며, 이중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과 메수트 외질(베르더 브레멘)은 21살일 정도로 팀을 젊은 컬러로 변모시켰다.

한국의 허정무 감독도 좋은 것은 다 받아들이는 지도자로 볼 수 있다. 허 감독은 2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나는 배우는데 남들보다 빠르다”며 과거 한국팀 지도자였던 거스 히딩크,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했다. 선수들을 억누르기보다는 경기장에서 창조적으로 플레이하도록 유도한 것은 대표적인 일이다. 월드컵 결승 진출로 ‘오렌지 군단’의 사상 첫 월드컵 트로피 쟁취 꿈에 부푼 마르크 판 마르비크 네덜란드 감독도 열린 지도자다. 스타 출신 마르크 판 바스텐으로부터 2008년 지휘봉을 인계받은 뒤, 전통적인 공격축구에 수비력을 대폭 보강하면서 실점률을 크게 떨어뜨렸다. “나는 아름다운 축구를 원한다. 그러나 이겨야 한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실용을 추구하는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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