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징크스 무더기로 깨져 수십년 동안 이어져온 월드컵 징크스가 남아공월드컵에서 무더기로 깨졌다. 이미 월드컵 사상 80년 만에 처음으로 개최국이 2라운드에 오르는 징크스에 예외가 생긴 데 이어, 유럽 팀끼리의 결승 격돌로 역시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비유럽 개최지남미 우승’ 공식이 성립하지 않게 됐다. 남미와 유럽의 교차 우승 징크스는 1962년 칠레 대회 이후 48년 만에 끊어진 것이다. 지금까지 18차례 대회에서 9차례씩 우승을 양분했지만 유럽이 10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남미보다 한발 앞서가게 됐다. 또 기존에 우승을 경험한 7개국을 일컫는 ‘월드컵 지(G)7’도 더는 쓸 수 없게 됐다. 네덜란드와 스페인 모두 첫 우승 도전으로, 우승하게 되면 8번째 우승국이 되기 때문이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국은 다음 월드컵에 부진하다는 징크스도 유로 2008 우승국인 스페인의 결승 진출로 예외가 생겼다.
■ 아르헨티나 꺾고 잘되는 팀 없다? 반면 아르헨티나를 이긴 팀은 바로 다음 경기에서 진다는 ‘아르헨티나의 저주’에 독일이 울었다. 독일은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무려 4-0으로 대파하며 4강에 올랐지만, 스페인에 0-1로 지며 결승 진출 꿈을 접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독일이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승부차기(4-2)로 물리쳤지만 4강전에서 이탈리아에 졌다.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제외하면, 최근 16년 동안 아르헨티나를 물리친 팀들은 바로 다음 경기에서 졌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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