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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남아공, 더 빠르고 강하게…압박 넘어 ‘기술축구’ 진화

등록 2010-07-12 19:00수정 2010-07-12 19:01

‘압박→차단→역습’ 4강팀 공통점
강화된 수비 뚫기, 세밀패스 대세
‘경기 읽는 눈’ 유소년때부터 길러야
막 내린 남아공 월드컵

축구의 진화 속도가 광속이다.

조광래 경남FC 감독은 “2006 독일월드컵이 강한 압박에 의한 축구였다면, 2010 남아공월드컵은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됐다”고 했다. 수비 때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과 차단, 빠른 역습은 이번 월드컵 4강 진출 팀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남미의 양강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개인기를 자랑했지만, 미리 연구해 리듬을 깬 유럽 팀에 허를 찔렸다. 경기당 평균득점은 2.26골로 2006년(2.29골)보다 떨어졌다. 수비 조직력이 좋아져 갈수록 득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판세 유럽 우위? 스페인의 우승으로 19차례 월드컵에서 유럽이 10개의 트로피를 챙겨, 9개의 남미를 앞섰다. 양 대륙의 간판인 스페인과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의 단면을 보여준다. 두 팀은 패스플레이에 의해 활로를 여는 팀이다. 스페인은 경기당 평균 540개(성공률 81%), 브라질은 450개의 패스를 성공(78%)시켜 통상 400개 이하이며 성공률도 떨어지는 대부분 팀보다 훨씬 정교했다.

그러나 조직적인 압박과 경기 운영에서는 차이가 났다. 스페인은 유럽 클럽축구의 거친 압박에 익숙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중심으로 공을 빼앗기는 순간부터 상대를 조이는 벌떼축구를 했다. 브라질에는 유럽리그 선수가 많지만,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리다가 기회가 나면 치고 들어가는 전통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은 “유럽 팀 감독들이 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꺾기 위해 연구를 상당히 많이 한 것 같다”며 “탄탄한 수비라인을 뚫기 위해 강력하고 깊은 전진패스를 하는 모습도 도드라졌다”고 평가했다. 네덜란드가 브라질을,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완파한 데에는 기술적인 향상과 조직력에 바탕한 실리축구가 있었다. 우루과이는 기존의 남미 팀과 달리 수비 때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4강에 올랐다.

■ 기술축구가 대세 둔탁했던 독일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미드필드에서의 창의적인 플레이 등 기술이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강력했던 독일도 한 차원 앞선 스페인의 기술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세계 축구의 흐름은 기술축구의 경쟁시대로 가고 있다”며 “기술은 드리블과 패스 능력뿐 아니라 경기를 꿰뚫고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조광래 감독은 “수비는 훈련을 통해서 얼마든지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뚫기 위한 세밀한 패스게임이 앞으로주류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축구의 토양도 유소년 때부터 신체적인 유연성과 경기를 읽는 눈을 키우는 기술축구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회 득점랭킹 5위까지는 4~5골을 넣어 지난 대회보다 높았는데, 골잡이들은 한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효율은 높지만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무너지기 쉬운 포백수비 전형도 이번 월드컵의 대세였다. 알제리가 3백을, 북한이 극단적인 5백을 섰지만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 유럽 내 리그의 차이 클럽축구에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가 16강에도 오르지 못하고 탈락한 충격은 컸다. 미국의 <이에스피엔>(ESPN)은 “자국 내의 리그가 외국인 스타들로 채워진 팀들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반면 전원 분데스리가 선수들로 꾸려진 독일과 대부분 자국리그 출신 선수로 구성된 스페인은 강한 면모를 보였다. 독일의 요아힘 뢰프, 스페인의 비센테 델보스케, 네덜란드의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우루과이의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개성 강한 선수들을 탁월한 리더십으로 관리해 명장 반열에 오르게 됐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장마다 32대의 카메라를 투입해 미세한 장면까지 포착하면서 어느 때보다 오심 논란이 거셌다. 골 상황에서는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제롬 발크 피파 사무총장은 9일 “지금과 같은 심판 시스템으로 열리는 월드컵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2명의 보조 심판을 더 세워 공이 골라인을 넘었는지 살펴보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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