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축구 스타 네이마르가 21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독일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아들인 다비 루카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FP 연합뉴스
“브라질 죽지 않았어!”
21일(한국시각)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축구 결승전에서 독일을 꺾고 우승한 호제리우 미칼리 브라질 올림픽축구팀 감독의 말에는 축구왕국 브라질의 자존심이 실려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4강 독일전 참패(1-7), 2016 코파 센테나리오 조별리그 탈락, 진행중인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6위로 체면을 구긴 브라질의 부활 선언이기도 하다.
브라질 축구의 잠재력을 폭발시킨 주인공은 와일드카드로 올림픽팀에 합류한 네이마르(24·FC바르셀로나). 네이마르는 이날 8만여 관중이 운집한 결승전에서 전반 26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올렸고, 연장 무승부(1-1) 뒤 이뤄진 승부차기에서는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로 나와 골을 성공시켰다. 미국의 <이에스피엔>(ESPN)은 “아마존에서 상파울루까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모든 지역에서 브라질 국민의 열광을 자아냈다”고 순간을 묘사했다. 브라질은 역대 3차례의 올림픽 준우승에 이어 첫 우승컵을 안았다. 이에스피엔은 “브라질 사람들은 앞으로 리우 올림픽을 돌아볼 때 부정적 뉴스보다는 브라질 축구의 우승을 기억할 것”이라고 썼다.
네이마르라도 올림픽 무대가 쉽지만은 않았다. 미칼리 감독은 “네이마르에 의존해도 어쩔 수 없다”며 팀보다는 네이마르의 개인 역량에 기대는 실리적 접근을 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 무득점 무승부로 팬들의 실망을 자아냈고, 8강에 오를 때까지 네이마르는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일부 팬들은 유니폼의 네이마르 이름에 줄을 그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8강 콜롬비아전(4-0), 4강 온두라스전(6-0)에서 득점하며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독일과의 결승전에서는 넓은 시야로 공격 패스를 넣었고, 전담 키커로 세트피스 위력을 높였다.
독일은 전반에만 세 차례나 브라질 골대를 때리는 등 녹록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후반 14분 독일의 막시밀리안 마이어는 아크 부근에서 측면에서 올라온 패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 앞에서 브라질의 공세는 자주 헛방으로 끝났다. 하지만 네이마르가 탈진할 정도로 뛰는 투혼을 보이면서 연장까지 경기를 끌고간 뒤 승부차기에서 강심장을 과시하며 결정을 지었다. 네이마르는 “내 꿈을 이뤘다. 그것도 안방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 중 하나”라며 기뻐했다.
앞서 3~4위전 경기에서는 나이지리아가 온두라스를 3-2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여자팀 결승전에서 스웨덴을 꺾고 정상에 오른 독일은 남녀 동반우승을 노렸지만 남자팀의 패배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