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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후 수비수’ 장현수의 부담

등록 2018-06-26 21:11수정 2018-06-27 10:02

[김창금 기자의 스파시바 월드컵]
멕시코전 페널티킥 반칙 뒤 비난 악플 지나쳐
워낙 뛰어난 재능 때문에 감독들 많이 의존해
“경기력 역량 차이의 수렴점서 고군분투”
장현수(가운데)와 구자철(오른쪽 셋째)이 25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훈련장으로 향하고 있다.상트페테르부르크/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장현수(가운데)와 구자철(오른쪽 셋째)이 25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훈련장으로 향하고 있다.상트페테르부르크/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축구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장현수(27·FC도쿄)를 키운 변일우 경희고 감독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현수는 시즌이 끝나도 학교에 찾아와 후배들과 공을 찬다. 아이들도 현수를 보면서 신기해하고 즐거워한다.” 축구부를 위해 기부한 5000만원으로 다음달에는 버스가 나온다. 푸르메재단에 거액을 기부하는 사회적 활동까지 마음 씀씀이가 대견하다.

재주도 뛰어나서 공격수부터 미드필더, 수비수까지 맡을 수 있는 전천후다. 고등학교 때는 최전방 공격수까지 맡았다. 하지만 재주가 병이다. 대학 감독이나 프로팀, 국가대표에서는 “가장 편하고” “알아서 해주는” 장현수를 중앙 수비수로 세웠다. 2014 아시안게임 주장으로 금메달을 일굴 때 그의 활약은 절대적이었다. 대표팀 중앙 수비수 김영권은 “현수가 리딩할 때 편하다”고 한다.

브라질 등 세계 축구 강국이 성적을 내는 것은 탄탄한 중앙 수비가 있기 때문이다. 경험과 노련미, 발재간과 시야 등 다양한 덕목을 갖춘 고급 수비수를 한국에서는 찾기 힘들다. 어려서부터 공격수만 지향하기 때문이다. 김민재의 부상으로 장현수에 대한 신태용 감독의 의존도도 커졌다.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은 선수가 마땅치 않을 때 그를 수비형 미드필더나 오른쪽 풀백으로도 활용했다.

윤영길 한국체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이렇게 말했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개인의 경기력 차이가 수렴되는 지점이 발생한다. 중앙 수비수가 수렴점”이라며 “전술적으로 중요한 공간을 차지한 장현수가 차이의 누적으로 평균적 처리 범위를 넘어선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낙 부담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실수가 도드라져 보인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기본기가 안 됐다고 하지만 그의 성실성을 간과한 반응이다. 비시즌 때 모교에 나와 후배들과 땀을 흘리는 이가 장현수다. 도쿄에서는 아예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대표팀 소집에 대비했다고 한다.

스포츠에서도 스타 선수는 실수가 많다. 미국 프로농구의 전설 마이클 조던도 턴오버(실책)가 많았다. 하지만 그런 실수 속에서 해결사가 되고 우승을 가져온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조차 25일(현지시각) 이란과의 B조 마지막 경기에서 페널티킥 실축으로 자칫 16강 탈락의 역적이 될 뻔했다. 실수는 그런 것이다.

장현수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선수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 장현수가 처한 구조적 어려움을 스스로 깨달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도 도와야 한다. 장현수만한 선수도 없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화보] 2018 러시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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