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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면에서 뒤진다던 신태용호 뭘로 이겼나?

등록 2018-06-28 11:37수정 2018-06-28 20:54

[김경무 선임기자의 월드컵 파고들기]
공점유율, 슈팅·패스 등 기록면 모두 뒤져
그러나 끈질긴 투혼으로 후반 추가시간 2골

손흥민-구자철 예상 밖 투톱 허찔러
장현수 기성용 자리 ‘시프트’도 적중
거미손 조현우 세이브 7개 결정적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 오후(현지시각)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비디오판독(VAR)으로 김영권(19번)의 후반 추가시간 3분 골이 인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카잔/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 오후(현지시각)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비디오판독(VAR)으로 김영권(19번)의 후반 추가시간 3분 골이 인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카잔/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경기 전, 대한민국이 승리할 확률은 1% 밖에 안 된다고들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어떻게 이기냐고? 1, 2차전 패배(스웨덴에 0-1, 멕시코에 1-2)로 벼랑에 몰린 신태용(48) 감독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결전에 앞서 선수단 미팅에서도 “불가능이란 없다. 불굴의 투혼을 보여주면 국민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다독였다.

월드컵 본선 장도에 오르기에 앞서 “통쾌한 반란”을 출사표로 내세웠던 ‘여우’ 신태용 감독. 그의 16강 진출 꿈은 조별리그 1승2패(조 3위)로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효과적인 전술로 짜릿한 승리를 일궈내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킨 주인공이 됐다.

27일 오후(현지시각)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 3차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잡으며 지구촌을 놀라게 했다. 태극전사들이 ‘카잔의 기적’을 일군 원동력은 무엇일까?

국제축구연맹 경기 기록을 살펴보면, 한국은 모든 면에서 뒤졌다. 우선 피파 랭킹만 보더라도 독일은 1위, 한국은 57위로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이날 공점유율도 한국이 30%로 독일(70%)이 압도적으로 경기를 지배했음을 보여준다. 전체 슈팅수(Attacks)도 독일이 26개, 한국은 11개다. 유효슈팅(On-target)은 독일 6개, 한국 5개. 골문을 벗어난 슈팅(Off -target)도 독일이 11개로 한국(5개)보다 두배 이상 많다. 패스도 719-237, 성공한 패스도 633-176으로 독일이 모두 앞섰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추가시간까지 102분26초 동안 총 118㎞를 달려 독일(115㎞)보다 더 많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반칙 16개, 옐로카드 4개에서 보듯이 한국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으로 독일(반칙 7개, 옐로카드 0개)의 공세를 무력화시켰다. 페어플레이 측면에서는 부끄러운 면이 있으나 객관적 전력에서 뒤지는 한국 선수들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독일한테 밀리면서도 후반 추가시간 3분 중앙수비수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손흥민(토트넘)의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적극 가담해 결승골을 터뜨린 것은, 반드시 독일을 잡고 첫승을 올리겠다는 선수들의 강한 투혼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후반 24분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 대신 교체 투입된 주세종(아산 무궁화)이 자기진영에서 공을 잡은 뒤 순간 강한 왼발 롱킥으로,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가 공격에 가담해 텅 빈 골문쪽으로 질주하는 손흥민에게 연결했고, 손흥민은 폭발적인 질주로 후반 추가시간 6분 추가골을 만들어낸 것도 태극전사들의 강한 승부욕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한국팀 승리에 가장 기여한 것은 이날 ‘맨 오프 더 매치’(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힌 골키퍼 조현우(대구FC)였다. 조현우는 후반 3분 오른쪽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샬케04)의 헤딩슛을 기가 막히게 막아냈다. 후반 43분에는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의 강력한 땅볼슛을 몸을 던져 막아내기도 했다. 이날 기록한 세이브만 해도 7개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태용 감독의 작전과 용병술도 적중했다. 그는 이날 손흥민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최전방 투톱에 배치하는 등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1, 2차전과는 다른 용병술이었다. 손흥민이 최전방에 서고 구자철이 뒤에서 지원하는 그런 형태였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구자철은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후반 11분까지 팀내 최다인 7.37㎞를 뛰는 등 몸을 아끼지 않았다.

중앙수비수로 나서 1, 2차전에서 잇단 실수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장현수(FC도쿄)를 빼지 않고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못나오게 된 기성용(스완지시티) 자리에 올려 기용한 것도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장현수는 정우영(빗셀 고베)과 중원을 지켰고, 문선민과 이재성(전북 현대)이 좌우 미드필더로 배치돼 공수를 넘나들며 제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김영권은 이날 처음 기용된 윤영선(성남FC)와 짝을 이뤄 중앙수비로서 무실점 방어를 이끌어냈고, 결승골까지 뽑아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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