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국가를 상대로 19년 전에도 승리를 따낸 적이 있었다.
피파 랭킹 57위인 한국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세계 1위 독일을 2-0으로 제압했다.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유력했던 우리나라는 1승 1패로 역시 16강 진출에 사활을 걸었던 독일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 패배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독일은 1938년 이후 80년 만에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이 지금까지 피파 랭킹 1위 나라와 맞선 것은 이번이 9번째다. 피파 랭킹이 도입된 1993년 이래 한국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당시 세계 1위였던 독일을 조별리그에서 상대했다. 한국은 2무, 독일은 1승 1무를 기록한 상황에서 조별리그 3차전 맞대결이 성사됐다. 당시 우리나라의 FIFA 랭킹은 37위였다. 이 경기는 잘 알려진 대로 한국이 전반에 3골을 내주며 끌려가다가 후반에 황선홍, 홍명보의 연속 득점으로 따라붙었으나 결국 2-3으로 분패했다. 이후 한국은 1995년 8월과 1997년 8월에 당대 최강으로 불린 브라질을 국내로 불러 경기를 치렀고 0-1, 1-2로 거푸 졌다.
그러나 1999년 3월에 열린 역시 브라질과 국내 평가전에서는 한국이 1-0으로 승리해 세계랭킹 1위를 처음으로 무너뜨렸다. 당시 한국의 피파 랭킹은 36위였다.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김도훈의 득점을 끝까지 잘 지켰다. 이때 호나우두, 데니우손 등이 결장했으나 히바우두 등 브라질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했었다. 이후 우리나라는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에 0-5로 졌고, 2002년 한일월드컵 직전에 치른 프랑스와의 친선경기에서도 2-3으로 분루를 삼켰다. 또 2002년 11월에 다시 브라질을 초청했으나 역시 2-3으로 분패했다.
최근 한국이 세계 1위를 상대한 것은 2012년 5월 스페인과의 경기로 한국은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1-4로 졌다. 한국은 이번 독일전 승리로 1999년 브라질전 이후 19년 만에 세계 1위를 꺾으며 세계 1위 국가 상대전적을 2승 7패로 만들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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