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고맙다면서 아시아인 차별 행동 한 방송인. 트위터 갈무리
한국이 독일을 잡아준 덕분에 행운의 16강 진출권을 따낸 멕시코가 한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멕시코는 28일(한국시각)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스웨덴에 0-3으로 져 16강 진출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F조의 한국이 막판 극적인 두 골로 독일의 덜미를 잡으면서 멕시코가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멕시코 축구 팬들은 한국의 깜짝 승리에 격한 기쁨을 표시했다. 거리마다 흥분한 사람들이 “땡큐! 꼬레아!”를 연발했고, 인터넷 공간에서도 “고마워요 한국”이라는 메시지가 넘쳐났다.
그런데 일부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긴 부적절한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유에스에이(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요리사 하메스’로 알려진 요리사 겸 방송인 하메스 타안이 라틴계 방송 텔레문도의 한 아침 프로그램에서 멕시코의 16강 진출을 기념하는 포즈를 취하면서 양 검지로 두 눈가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의 옆에 있던 다른 출연자도 눈 찢기 행동에 동참했다. 눈찢기 제스처는 동양인을 비하하는 행동이다. 에스엔에스에(SNS)에는 “최대한 빨리 저 출연자를 해고하는 게 좋을 것”, “한국에 대한 고마움을 인종차별적 행동으로 표현하다니” 등 이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또 ‘고마워요 한국’이라는 메시지에 ‘눈 찢기 인증샷’을 첨부한 게시글들이 에스엔에스에 다수 등장했다. 이에 대해 “이런 나라가 바로 멕시코”라고 지적하는 게시물도 급속히 퍼져나갔다. “라틴계 사람들이 다 저렇다고 생각지는 말아달라. 너무 부끄럽다”고 자성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화보] 2018 러시아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