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앞줄)이 선수단과 함께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잡고 1승2패 조 3위를 기록했다. 16강에 오르지 못한 나라 가운데 세네갈과 이란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전체 19위로 대회를 마쳤다.인천공항/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비록 16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2-0로 잡고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29일 귀국했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날 오후 KE0930편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에서 1승2패(승점 3, 3골 3실점)를 기록하며 스웨덴, 멕시코에 이어 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에 페널티골을 내주며 0-1로 패했으나,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는 0-2로 뒤지다가 후반 추가시간 3분 손흥민(토트넘)의 그림같은 왼발슛으로 통쾌한 골이 터지며 자존심을 살렸고, 우승후보 독일을 잡으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월드컵 본선에 나온 32개팀 중 전체 19위로 대회를 끝냈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 때는 1무2패로 27위에 그쳤다.
한국 대표팀은 현지시간으로 28일 밤늦게 전지훈련 캠프였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이날 오후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러시아에서 직접 소속팀이 있는 영국으로 이동하면서 23명의 최종엔트리 가운데 22명이 국내로 돌아왔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 선수 중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친 골키퍼 조현우(대구FC)는 “꿈꾸던 월드컵 무대에 출전해 감사한 마음 뿐이다. 다음 월드컵 때도 기억에 나는 선수가 되고 싶다. K리그 무대로 복귀해 열심히 뛰겠다. 더 유명해져서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취재진한테 말했다.
16겅 진출에 실패한 한국축구대표팀의 손흥민, 조현우가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인천공항/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조별리그에서 2골을 폭발시킨 손흥민은 “독일전에서 (한국 축구의) 희망을 봤다. 모두 팬들의 덕분이다. 이렇게 많은 팬이 입국장에 나와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월드컵이었다”고 했다. 독일전에서 기성용 자리에 대타로 나서 활약한 장현수는 “이렇게 많이 오셔서 환호해주실 거라 생각 못했다. 팬 여러분이 있어서 우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 좋은 경기력 속에서 팬 응원이 있어서 독일전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독일전 통해 안 좋은 부분을 조금이라도 씻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날 인천공항에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조병득 부회장, 홍명보 전무 등 대한축구협회 임원들이 선수단을 마중 나왔고, 선수단 격려로 입국 행사를 대신했다. 정몽규 회장은 “오랫동안 훈련과 합숙을 하면서 고생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최종전에서 아무도 독일을 이길 수 없다고 했지만 좋은 경기를 펼쳐준 것에 감사드린다.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 좋은 훈련을 하고, 다음 국가대표 경기 때 선전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을 가기에 앞서 7월에 꼭 돌아오겠다고 마음먹고 갔는데 6월에 들어와서 아쉽다. 축구팬들과 국민의 성원이 없었다면 마지막 독일전에서 승리하는 기적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밤늦게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입국장에는 축구팬과 취재진 500여명이 몰리는 등 북새통이었다. 소녀 팬들은 인형과 꽃다발을 들고 선수들을 기다렸고, 많은 팬들이 “대한민국 축구 화이팅”을 외치면서 월드컵을 마치고 들어온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하지만 일부 팬은 해단식이 시작되자 단상을 향해 날계란과 베개를 던지기도 해 환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인천공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