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대표팀 주장 존 오비 미켈. 연합뉴스
납치범 3천여만원 요구 전화…외부에 알리지 않고 경기 뛰어
나이지리아 축구대표팀의 '캡틴' 존 오비 미켈(톈진 테다)이 아르헨티나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을 앞두고 아버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몸값을 요구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미켈은 3일(한국시간) 아프리카 'kwese ESPN'과 인터뷰에서 "지난달 26일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최종전 킥오프 4시간을 앞두고 납치범들로부터 아버지를 풀어주는 대가로 1천만 나이라(약 3천122만원)를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다"라며 "납치 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아버지를 곧바로 사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화를 받고 혼란스러웠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1억8천만 명의 나이지리아 국민을 실망하게 할 수 없었다"라며 "조국을 대표하는 게 우선이었다. 팀에 부담을 주기 싫어서 감독과도 논의하지 않은 채 아르헨티나전에 출전했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납치 소식에도 아르헨티나전에 출전한 미켈은 결국 팀이 1-2로 패하면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고, 아버지의 구출 소식과 함께 이 사실을 공개했다.
'kwese ESPN'에 따르면 미켈의 아버지는 지난달 26일 고향인 나이지리아에서 장례식 참석을 위해 고속도로로 이동하다 운전사와 함께 납치됐다.
이에 대해 나이지리아 경찰은 "지난 2일 납치범들과 총격전 끝에 미켈의 아버지와 운전사가 구출됐다"라며 "아버지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버지는 납치범들로부터 고문을 당해 여러 군데 봉합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수사관들이 사건을 인지하고 검거하기에 앞서 납치범들이 먼저 미켈에게 협박전화를 했다"라며 "구출 과정에서 경찰과 납치범 사이에 총격이 오갔고 납치범들은 인질을 포기하고 도망쳤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켈의 아버지가 납치를 당한 것은 2011년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미켈의 아버지는 납치된 지 열흘 만에 풀려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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