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네이마르(10번)가 7일(한국시각) 열린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벨기에의 수비벽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 카잔/신화 연합뉴스
벨기에가 브라질을 꺾고 4강에 올랐고, 프랑스도 우루과이를 제물로 4강에 진출했다. 유럽 강호 앞에 남미의 자존심 브라질과 우루과이는 짐을 쌌다. 8강에 올랐던 남미 두 팀의 동반 탈락으로, 2006년 독일월드컵 이래 이어져온 유럽팀 우승 전통이 이번에도 이어지게 됐다.
‘황금세대’를 앞세운 벨기에가 7일(한국시각)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케빈 더브라위너의 결승골로 브라질을 2-1로 물리쳤다. 벨기에는 4위를 차지했던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6년 만이자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노리던 브라질은 자존심을 구겼다.
앞선 8강전에서는 프랑스가 우루과이를 2-0으로 제압해 2006 독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4강에 올랐다. 프랑스-벨기에가 4강전을 벌이고, 스웨덴-잉글랜드전의 승자와 러시아-크로아티아전 승자가 4강에서 맞서는 등 우승컵 경쟁은 유럽팀의 잔치가 됐다.
네이마르를 앞세운 국제축구연맹 랭킹 2위 브라질은 부상으로 빠졌던 왼쪽 풀백 마르셀루가 수비라인에 복귀하면서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전반 13분 불운한 자책골로 암운이 드리웠다. 벨기에(피파 3위)의 코너킥 기회에서 나세르 샤들리가 올린 공은 뱅상 콩파니의 머리를 맞고 휘었고, 공은 점프한 페르난지뉴의 몸에 다시 맞고 골문으로 향해 자책골이 생산됐다.
막강 화력의 벨기에는 주포 케빈 데브라위너의 기습적인 추가골로 브라질을 궤멸시켰다. 전반 31분 공을 잡은 루카쿠는 30여m 단독 드리블로 브라질의 2선을 파고든 뒤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더브라위너에게 찔러줬다. 더브라위너는 3~4번 공을 치고 들어간 뒤 벌칙구역 경계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낮게 깔린 대포알 슛은 왼쪽 골문을 꿰뚫었다.
브라질은 거센 반격에 나섰지만 전반 네이마르는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10분에는 벨기에의 골 지역에서 콩파니의 태클에 걸려 브라질의 제주스가 넘어졌다. 비디오판독(VAR)에 들어갔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주지 않았다.
브라질은 호베르투 피르미누, 도글라스 코스타를 교체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결국 후반 31분 필리피 코치뉴의 왼쪽 크로스를 받은 헤나투 아우구스투가 헤딩으로 한골을 만회했다. 하지만 벨기에의 반격이 만만치 않아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브라질은 후반 추가 시간 네이마르의 절묘한 슈팅마저 쿠르투아의 선방에 걸리면서 대회를 마감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축구대표팀 감독이 7일(한국시각) 열린 러시아월드컵 8강 우루과이전을 승리로 이끈 앙트안 그리즈만을 경기 막판 불러들인 뒤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EPA 연합뉴스
앞서 열린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경기에서는 1골1도움을 준 앙트안 그리즈만의 활약으로 프랑스가 우루과이를 2-0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피파 랭킹 7위 프랑스는 기술과 체력뿐 아니라 수비능력으로 초반 강한 압박을 건 우루과이(14위)의 공세를 피해 나갔다. 우루과이는 에딘손 카바니의 부상으로 최전방에 루이스 수아레스를 배치했고, 프랑스의 주포 킬리안 음바페를 겹겹 수비로 막으며 스피드를 낼 틈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강대강’의 팽팽한 싸움은 전반 40분 세트피스 한 장면으로 균형이 깨졌다. 프랑스는 전반 40분 상대 진영 오른쪽을 파고들다가 프리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그리즈만의 절묘한 프리킥을 바란이 헤딩으로 살짝 돌려놓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리즈만의 킥이 워낙 절묘했고, 바란의 헤딩슛이 날카로웠다.
후반 들어서는 프랑스가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빌드업을 시작하는 프랑스는 중원의 폴 포그바가 적절하게 공을 배급하면서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후반 16분 역습 상황에서 그리즈만의 강력한 무회전킥이 우루과이 골키퍼 무슬레라의 실책성 플레이로 골로 연결되면서 승리를 예감했다. 그리즈만의 왼발 슛이 강력했지만 약간의 역동작에 걸린 무슬레라의 동작이 부자연스러워지면서 양손을 맞은 공은 뒤로 흘렀다.
2골 차로 뒤진 우루과이는 잇따른 선수교체를 통해 만회골을 노렸지만 프랑스의 수비벽이 워낙 탄탄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화보] 2018 러시아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