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오른쪽) 감독이 7일(현지시각) 스웨덴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2-0 승리를 이끈 뒤 해리 케인을 격려해주고 있다. 사마라/로이터 연합뉴스
“우리는 완성된 팀(the finished article)이 아니다. 유명하거나 월드클래스인 선수도 없다. 하지만 세계 무대에서 공과 용감히 맞설 준비가 돼 있는 많은 젊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7일 저녁(현지시각)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스웨덴을 2-0으로 잡고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4강에 오른 잉글랜드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48) 감독이 한 말이다. 평균나이 26살1개월로 32개 출전 팀 가운데 3번째로 젊은 잉글랜드. 최종 엔트리 23명 전원이 자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구성됐는데, 5경기 11골을 폭발시키며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두번째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이번 제21회 월드컵은 프랑스-벨기에, 잉글랜드-크로아티아의 4강 대결로 우승 향방이 압축됐다. 전날 8강전에서 프랑스가 우루과이를 2-0, 벨기에가 브라질을 2-1로 각각 누르며 남미세가 전멸했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17살 펠레를 앞세운 브라질이 우승한 이후, 그동안 유럽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남미팀이 우승한 적이 없는 ‘저주’가 다시 되풀이 된 것이다.
벨기에의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가 6일(현지시각)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브라질 가브리에우 제주스(9번)의 슛을 몸을 던져 막아내고 있다. 그는 여러차례 슈퍼세이브로 벨기에 2-1 승리에 수호신이 됐다. 카잔/AFP 연합뉴스
이번에는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52년 만의 우승 여부와 함께, ‘붉은 악마’(the Reds Devils) 벨기에와 발칸반도의 강자 크로아티아의 사상 첫 우승 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우승 향방은 안갯 속이다. 전력이 엇비슷한 데다, 팀마다 서로 다른 강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의 거센 돌풍은 예상 밖이다. 골키퍼 조던 픽퍼드(24·에버턴)의 잇단 슈퍼세이브, 1m70이지만 빠르고 저돌적인 라힘 스털링(24·맨체스터 시티)과 골결정력이 탁월한 해리 케인(25·토트넘)의 공격 최전방에서의 활약으로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처음 4강에 올랐다.
스웨덴을 맞아 전반 30분 애슐리 영(3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왼쪽 코너킥을 수비수 해리 맥과이어(25·레스터시티)가 헤딩 선제골로 연결시켰고, 후반 14분에는 델리 알리(22·토트넘)가 역시 헤딩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 헤딩골만 5차례. 11골 중 세트피스(코너킥, 프리킥, 페널티킥) 상황에서 무려 8골을 뽑아냈다. 케인은 6골(페널티골 3개 포함)로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다. 픽퍼드는 이날도 후반 7분과 26분 스웨덴 골잡이 마르쿠스 베리(32·알아인)의 골이나 다름없는 슛을 쳐냈고, 후반 17분에는 빅토르 클라손(26·크라스노다르)의 슛을 선방해냈다.
벨기에는 ‘수비수의 악몽’ 에덴 아자르(27·첼시), 로멜루 루카쿠(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케빈 더브라위너(27·맨체스터 시티) 등 ‘황금세대’의 공격진이 화려하다. 브라질의 3~4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며 4강에 결정적 역할을 해낸 1m99 장신 ‘거미손’ 티보 쿠르투아(26·첼시)가 있어 든든하다.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에즈만(왼쪽)이 6일(현지시각)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우루과이 선수와 공을 다투고 있다. 그는 이날 1골 1도움으로 2-0 승리의 주역이 됐다. 니즈지 노브고로드 스타디움/AP 연합뉴스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가 7일(현지시각) 러시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공을 몰고 있다. 그는 이날 중원에서 발군의 활약으로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소치/AP 연합뉴스
그러나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앙투안 그리에즈만(27·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번 대회 3골을 기록중인 킬리언 음바페(20·파리 생제르맹)가 포진한 프랑스는 벨기에한테 매우 부담스런 상대다. 크로아티아는 8강전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플레이메이커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의 활약 여부에 승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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