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23살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 출전 자격과 관련해 1997년생의 참가를 허가했다.
피파는 4일(한국시각) 코로나19 대응 실무그룹 첫 회의를 열고,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출전 자격을 원래대로 유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출전 자격은 “1997년 1월1일 이후 태어난 선수와 3명의 추가 선수”로 유지된다. 내년 만 24살이 돼도 뛸 수 있는 것이다.
김학범호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김학범호는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살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본선 티켓을 땄는데, 대표팀 23명 중 11명이 올해 23살인 1997년생이다. 대회 최우수선수(MVP) 원두재를 비롯해 이동경(이상 울산) 김진규 이동준(이상 부산) 김대원 정승원 정태욱(이상 대구) 이유현(전남) 강윤성(제주) 김동현(성남) 송범근(전북) 등 핵심 자원들이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내년 24살이 되는 이들의 출전 여부가 불확실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26일 피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에 1997년생 선수들의 2020 도쿄올림픽 출전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공문을 전달했고, 스페인·중국 등도 출전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피파도 이런 요구를 모른척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정된 2020 남미축구대회(코파 아메리카 2020)와 2020 유럽축구대회(유로 2020)가 내년으로 연기된 것도 김학범호로서는 나쁘지 않다. 두 대회가 내년 6월11일∼7월11일로 미뤄지면서 도쿄올림픽 출전 의사를 밝혀왔던 세계적 스타 네이마르(브라질),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 등의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올림픽이 7월23일 열리기 때문에 두 대회 모두 소화하기엔 체력적 부담이 크다. 남미와 유럽에선 올림픽보다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를 더 중시하는 분위기도 있다.
반면 김학범호는 예선부터 호흡을 맞춰온 핵심 멤버를 대부분 유지하면서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다름슈타트) 등의 전력을 더할 수 있다. 와일드카드 3명에는 베테랑 선수들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1997년생 11명의 출전 자격이 유지됐지만 모두가 올림픽에 나설 수는 없다. 다른 축구대회는 최종 엔트리 등록이 23명이지만 올림픽은 18명만 등록할 수 있다. 기존 올림픽 대표팀 23명에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하고, 와일드카드 3명까지 더해지면 대표팀 선발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해진다. 대회가 1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부상이나 경기력 요소 등 각종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파는 6월까지 모든 A매치를 무기한 연기할 것도 권고했다. 이에 따라 6월로 미뤄졌던 한국과 중국의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는 다시 미뤄진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