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과 손흥민. 유럽축구연맹(UEFA) 누리집
코로나19로 재정이 악화한 토트넘 홋스퍼가 해리 케인(27) 등 주요 선수 이적설에 휩싸였다. 손흥민(28)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이 케인의 이적료로 2억파운드(약 3038억원)를 책정했다.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다른 리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고 13일(한국시각) 보도했다. 케인은 지난달 인스타그램 라이브 인터뷰 중 “토트넘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이적할 수도 있다”라고 발언해 이적설에 불을 지핀 바 있다.
토트넘 핵심 공격수 케인은 구단 유소년팀 출신으로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케인은 과거에도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대형 구단 이적설에 휘말렸는데, 본인이 직접 이적 의사를 내비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승컵 획득이 간절한 케인이 적극적 투자가 없는 토트넘에 불만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적 성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외신을 보면, 토트넘은 경기장을 신축하면서 6억3700만파운드(약 9500억원)의 빚을 졌다. 코로나19로 수입이 줄면서 최근 선수단을 제외한 임직원의 임금 20%를 삭감했다. 구단 최고 몸값 케인을 내보내는 것은 ‘짠돌이’라 불리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 입장에선 매력적인 선택지다.
주력 미드필더 탕기 은돔벨레(24)도 이적설에 휩싸였다. 토트넘은 지난 여름 프랑스 리옹에 구단 최고 이적료 5400만파운드(약 800억원)를 지불하고 은돔벨레를 데려왔다. 은돔벨레는 케인과 함께 팀 내 최고 연봉(약 159억원)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 못해 이적설에 자주 시달렸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의 신임마저 잃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모리뉴 감독은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공원에 은돔벨레를 포함한 일부 선수를 불러내 따로 훈련을 진행했는데, 이를 두고 ‘나머지 공부’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은돔벨레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과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두 선수의 이적이 가시화하면, 손흥민도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올해 28살로 공격수로서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손흥민이 우승컵을 원한다면, 지금이 이적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팀이 핵심 선수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떠나보낸 데 이어 프랜차이즈 스타 케인 등이 떠난다면 손흥민으로서도 토트넘에 미래를 맡기기 어려워질 수 있다.
손흥민은 팀 내 연봉 3위(약 111억원)의 고연봉자다. 코로나19로 선수들의 몸값이 하락했음에도 예상 이적료는 850억원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정에 민감한 토트넘 입장에선 손흥민의 이적도 생각해볼 수 있는 카드다. 반대로 케인과 은돔벨레를 모두 떠나보낸 토트넘이 올 시즌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손흥민만은 꼭 잡으려 할 수도 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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