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각)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2차전에서 한국의 조규성이 동점골을 넣자 경기장 밖에 있던 이재성(10번)이 환호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벤투호의 가나전 패배는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긴다. 축구의 재미를 보여준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내용에서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3골의 대량 실점으로는 이길 수가 없었다.
축구 전문가들은 28일(현지시각) 열린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 수비 실패를 두 개의 지점에서 짚는다. 하나는 포백 수비의 에너지 과부하이고, 다른 하나는 중원에서 압박 등 협력 플레이 약화다. 24일 우루과이와의 1차전 때는 드러나지 않은 문제였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전술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좀더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수비를 해야 했지만 공격적으로 경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수비에 허점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이날 가나전 벼랑 끝 승부에서 슈팅이나 볼 점유율에서 월등히 앞섰다. 하지만 공세적 운영으로 선수들의 에너지 소모량이 많았고, 상대 역습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복귀하면서 심박 수는 올라갔다. 김민재(나폴리)의 종아리 근육이 온전하지 않은 것도 뼈아팠다.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의 첫 골은 앙드레 아유(알사드)의 팔에 맞고 떨어진 공을 차 넣은 것으로 한국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두 번째 골은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를 한국팀 수비수가 놓친 상태에서 내주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대인 마크가 필요했는데 하지 못했다. 골을 너무 쉽게 내주었다”고 지적했다.
중원에서의 압박이 헐거워지면서 수비진의 부담을 늘렸다. 김영권(울산)은 “수비는 전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팀 전체의 유기적 압박을 위해서는 축구 지능과 활동량을 갖춘 미드필더의 역할이 필요하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1차전과 달리 이날 가나전에서 중앙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부지런한 살림꾼이며 패스 길을 잘 보는 이재성은 공격과 수비에 큰 도움을 준다. 결과적으로 이재성 카드를 활용하지 않은 이날 대량 실점이 나왔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수비 부담을 덜면서 주도적으로 경기를 하려면 중원에서 상대와 촘촘하게 붙어줘야 한다. 이재성 선수의 공백이 아쉬웠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3차전을 앞두고 있다. 김민재가 가나전 막판 교체돼 나가면서 한국팀 수비진에 변화가 예상된다.
벤투 감독이 막강한 포르투갈 공격력을 봉쇄하기 위해 어떤 용병술을 선보일지 팬들의 관심이 3차전에 쏠려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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