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사랑해요'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5,000m 계주 금메달 시상식에서 국민을 향해 펼친 '하트 세리모니'가 새벽잠을 설친 전국민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동계올림픽 3관왕 안현수를 비롯한 이호석, 오세종, 송석우, 서호진 등 남자 계주 금메달리스트 5명은 5,000m 결승이 끝난 뒤 벌어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꽃다발을 받은 뒤 5명이 동시에 손을 머리 끝에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그동안 엄숙하기만 했던 올림픽 금메달 시상식에서 이처럼 파격적인 몸동작을 펼친 것은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처음이다.
남자 대표팀은 특히 계주 우승이 확정된 뒤 이날 레이스에서 제외됐던 오세종을 불러내 목말을 태워 태극기를 흔들면서 링크를 돌아 6천여 명의 관중으로부터 우렁찬 박수를 받았다.
대표팀의 재미있는 몸동작에 현장을 찾아 응원전을 펼친 100여명의 교민들도 태극기를 흔들면서 '대~한민국'을 외쳐 마치 한국에서 경기를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선수촌 입촌 거부와 '파벌훈련' 등 어른들의 싸움에 휘말리면서 어려움을 겪어왔었다.
이 때문에 이날 선수들이 보여준 단결된 모습과 천진난만한 웃음은 그동안의 혼란을 묵묵히 견뎌내고 훈련에 몰두해온 성과에 대한 기쁨을 제대로 표시했다
남자 대표팀 선수들은 메달 수여식이 끝난 뒤에도 2위를 차지한 캐나다와 3위의 미국 선수들과도 스스럼 없이 포옹을 나누면서 격려해줬고, 캐나다 선수들을 1위 시상대에 오르게 하는 등 성적과 국경을 넘은 우정도 보여줬다.
계주에서 하나가 된 선수들을 보면서 끊임없는 파벌싸움에 지쳐가고 있는 빙상계의 현주소가 씁쓸해지기만 한다.
(토리노=연합뉴스) 특별취재반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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