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과 첸탄강. 항저우아시안게임 누리집 갈무리
항저우 첸탄강에 두 개의 연꽃이 핀다.
먼저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이다. ‘큰 연꽃’으로 불리는 이곳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이다. 고대 비단 질감과 직조 방식에서 영감을 받았고, 28개 큰 꽃잎 모양 구조물과 27개 작은 꽃잎 구조물로 연꽃을 표현했다. 북쪽으로 첸탄강이 흐르고 있어, 강 한쪽에 핀 연꽃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상징할 경기장이다.
주경기장인 만큼 규모도 크다. 수용 인원은 8만명에 달한다. 베이징국립경기장(약 9만1000명)과 광둥올림픽스타디움(약 8만12명)에 이어 중국 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2019년에 완공됐고, 탄탄한 안전성으로 2021년 중국 최대 건축상 중 하나인 루반상을 받았다. 대회 기간 개·폐막식과 육상 경기가 열린다. 이곳에서 나오는 금메달은 모두 48개로, 대회 전체 금메달(481개) 가운데 약 10% 수준이다.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테니스 센터. 항저우아시안게임 누리집 갈무리
시선을 조금 남쪽으로 옮기면, ‘작은 연꽃’이 등장한다.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테니스 센터다. 8개 큰 꽃잎 구조물과 24개 작은 꽃잎 구조물로 구성했다. 수용 인원은 약 1만명으로 주경기장의 8분의 1 수준이다. 가장 큰 특징은 개방형 회전 원리를 이용한 지붕이 날씨에 따라 개폐가 가능한 돔구장이라는 점이다. 지붕을 여닫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분 정도다. 이번 대회에서 테니스 경기가 열린다.
두 경기장은 항저우의 자연과 역사를 담았다. 항저우에서 가장 유명한 시후(서호) 연꽃을 소재로 삼았다. 항저우는 과거부터 비단으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다. 중국 비단 박물관도 항저우에 있다. 첸탄강과 연꽃 모양 두 경기장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이미 항저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중국은 대회 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두 경기장과 항저우 국제 엑스포 센터 등을 묶어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엑스포 시티를 조성하기도 했다.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때부터 친환경 대회를 강조해온 중국은 두 경기장에 실시간 탄소 배출량 집계 등 인공지능 활용 기술을 도입했다. 운영센터 내 관리실에서 두 경기장 내 50개 전압 시스템, 약 2만개에 달하는 설비 등을 연결해 물, 전력, 가스 등 에너지 소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조절한다. 중국 신화통신은 경기장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인공지능 조절 시스템을 이용해 에너지 소모를 1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