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전지훈련중인 프로농구 창원 엘지의 김승민 선수, 이지승 코치, 최승태 선수(사진 왼쪽부터)가 훈련을 마친 뒤 잠시 포즈를 취했다. 베이징/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이지승 코치, 최승태·김승민 ‘3승’으로 우승 일군다
‘3승의 이름을 모아 챔피언으로….’
프로농구 창원 엘지에는 ‘승’자 돌림 ‘3인방’이 있다. 이지승(34) 코치와 가드 최승태(24·189㎝), 포워드 김승민(24·192㎝)이 그 주인공. 그런데 한자로는 셋의 ‘승’자가 모두 다르다. 이 코치는 오를 승(昇), 최승태는 정승 승(丞), 김승민은 이길 승(勝)을 쓴다.
엘지 구단 관계자들은 이들 셋의 ‘승’을 합하면 반드시 챔피언에 오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최승태의 정승 승은 돕는다는 뜻도 있다. 따라서 선수들이 힘을 합쳐 서로 도와주면(丞) 경기에 이길(勝) 수 있고, 승리가 모아져 챔피언에 오른다(昇)는 것이다. 물론 우스갯소리다. 하지만 이들 셋은 실제로 올 시즌 ‘일’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이지승 코치는 고려대와 프로팀 현대 시절 끈끈한 수비와 악바리같은 플레이로 ‘수비의 달인’으로 불렸다. 2년 전 은퇴한 뒤 엘지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팀에서 신선우 감독이 아버지, 유도훈 코치가 어머니 역할을 한다면, 이 코치는 선수들에게 큰 형님이다. 화통한 성격으로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다.
최승태는 양정고-연세대를 거친 프로 3년차. 방성윤 이정석 등과 함께 연세대를 대학 정상에 올려놓은 뒤 3학년을 마치고 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로 프로팀 케이씨씨(KCC)에 입단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무릎부상에 시달리다가 올해 엘지로 둥지를 옮겼다. 슈팅가드인 그는 부상 공포에서 벗어나 외곽슛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이 코치는 “승태는 농구를 알고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활달하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팀내 분위기메이커 노릇도 잘 한다. 또 서울 방이동 엘지 체육관에 소녀 팬들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최승태는 “형들 잘 뒷바라지 하고 열심히 뛰어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용산고와 한양대를 나온 김승민은 지난해 2라운드 5순위로 엘지에 입단했다. 마이클 조던을 좋아해 별명이 ‘조던 김’이고 등번호도 23번이다. 최승태가 공격형 슈터라면, 김승민은 수비형 스몰포워드 겸 슈터다. 성격도 최승태와 대조적으로 조용하고 차분하다. 이 코치는 “평소엔 착하고 내성적이지만 경기장에서만큼은 승부욕이 무척 강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김승민은 “작년엔 감독님의 패턴 농구를 잘 몰라 겉돌았지만 이젠 좀 알 것같다. 올해는 식스맨으로 자리를 잡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코치는 “승태와 승민이의 장점이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둘이 올 시즌 분명히 일을 낼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글·사진 베이징/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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