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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통증 딛고 온몸으로 빙판 날아올랐다

등록 2006-12-17 18:32수정 2006-12-18 09:43

‘피겨 요정’ 김연아가 16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팰리스에서 열린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마지막날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서 무아지경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FP 연합
‘피겨 요정’ 김연아가 16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팰리스에서 열린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마지막날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서 무아지경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FP 연합
김연아 세 피겨 왕중왕…고난도 묘기 잇달아 가뿐이
16일 밤(한국시각)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이 열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팰리스. 새하얀 얼음판 위로 ‘종달새의 비상’ 음율이 퍼져 나가자, 김연아(16·군포 수리고1) 선수는 온몸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난 날고 싶어 …!”

하지만 가냘픈 몸은 금방이라도 무너질듯 위태로워 보였다. 늘 불안 요소로 남아있는 ‘짝이 맞지 않는’ 스케이트화는 물론이고, 연하늘색 의상 사이로 잔뜩 삐져나온 압박 테이프는 그의 허리와 등을 심하게 옥죄는 듯했다. 경기 전 진통제까지 먹은 터였다. 그래도 그는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막 알에서 깨어 힘찬 날갯짓을 하는 한마리 작은 새처럼 스케이트를 탔다.

처음 시도한 ‘연속 공중 3회전’(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은 걱정과는 달리 군더더기 없이 완벽하게 풀어냈다. 내친 김에 김연아는 허리를 뒤로 젖힌 채 하는 활주(이너바우어)까지 성공시키며 자신감을 얻어갔다. 테이핑으로도 어쩔 수 없는 칼날 같은 허리통증이 가끔 그를 덮쳤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이미 스케이트날과 한몸이 돼 있었다.

연기를 마친 뒤 김 선수가 받아든 성적은 119.14(기술요소 61.78, 구성요소 57.36)였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65.06)를 합친 총점이 184.20점. 시니어 무대 데뷔 첫 금메달을 따냈던 지난 11월 시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서 올린 자신의 최고점수(184.54)에 겨우 0.34점 모자라는 기록이었다. 허리통증을 안고서도 이를 악문 투혼으로 세계 피겨 왕중왕 대회 정상에 우뚝 선 순간이었다. 뒤이어 연기한 일본의 아사다 마오(총점 172.52), 안도 미키(157.32) 선수는 크고 작은 실수를 연발했고, 전날 3위였던 김연아 선수가 큰 점수차로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시니어 무대에 뛰어든 지 겨우 9개월. 상처투성이 ‘피겨요정’은 어느덧 세계 피겨 여왕이 돼 있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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