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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한국 금사냥’ 아니면 ‘별 볼일’ 없는 TV

등록 2008-08-19 20:34수정 2008-08-20 00:07

이신바예바 세계신도, 나달 결승전도 생중계 안해
18일 밤 8시20분(한국시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에서는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전이 열렸다.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24번째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국내 방송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에스비에스>가 생방송으로 이를 중계하고 있었다. 그러나 브라질 선수의 장대가 없어지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경기가 지연되자 오후 10시가 조금 넘어 ‘정규 방송 관계로’ 중계는 중단됐다. 갑작스런 방송 중단에 스포츠팬들은 ‘인터넷에서 혹시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 인터넷을 뒤져야 했다.

이신바예바 뿐만이 아니다. 스포츠팬들은 ‘마라도나의 재림’이라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브라질 호나우지뉴의 현란한 드리블도 볼 수 없었다. 와신상담하며 4년을 기다렸다는 미국 농구 ‘리딤팀’의 호쾌한 덩크슛도 마찬가지다. 리딤팀을 이끄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모습은 개막식 입장 때만 볼 수 있었다. 세계 1위에 등극한 테니스 라파엘 나달(스페인)의 결승전도 마찬가지였다. “방송사가 우리나라 금메달 종목은 앞다퉈 동시에 중계하면서 외국 선수들의 빅게임은 너무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아이디 ‘이터리얼’이라는 누리꾼은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로 받아들여야지, 자국의 ‘금메달 사냥’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며 “대한민국 선수의 경기가 없을 때는 ‘금메달 스페셜’보다는 다른 나라의 경기에서도 관심 있는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에스비에스> 홍보팀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는 편성을 유연성 있게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 장대높이뛰기를 계속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고 다음 프로를 기다리는 시청자도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빅게임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규 권귀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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