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베이징대학교 탁구경기장서 열린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한국의 당예서 선수가 중국 펭 티안웨이와의 경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단체전 동메달을 따고 마음이 너무 풀렸던 것 같아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꼭 목에 걸 수 있도록 준비할께요"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여자탁구 당예서(27.대한항공)가 펑톈웨이(싱가포르)에게 0-4로 져 단식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아쉬움과 함께 재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20일 베이징올림픽 탁구 여자단식 3회전(32강)이 열린 베이징대 체육관.
당예서는 단체전 준결승에서 패배를 안겼던 펑톈웨이와 외나무 다리에서 다시 만났다.
펑톈웨이는 단체전 1단식에서 당예서를 3-0으로 완파하고 게임 스코어 2-2로 균형을 이룬 최종 5단식에서도 박미영(삼성생명)을 3-1로 따돌려 싱가포르에 48년 만에 올림픽 은메달을 선사했던 인물. 세계랭킹 26위 당예서로선 세계 9위 펑톈웨이가 버거운 상대였다.
현정화 코치가 벤치를 지킨 가운데 당예서는 설욕을 다짐했지만 테이블에 바짝 붙어 포어핸드와 백핸드 드라이브를 쉴 새 없이 퍼붓는 펑톈웨이에게 고전했다.
승부는 일찌감치 갈렸다.
그는 첫 세트 먼저 두 점을 잃고 좌우 구석을 찌르는 드라이브 공세로 1점을 만회했지만 펑톈웨이는 빠른 백핸드 드라이브로 허점을 파고들었다. 점수는 순식간에 1-7로 벌어졌고 뒤늦은 추격에도 간격을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세트도 2-1 리드로 출발했음에도 펑톈웨이의 거센 반격에 추월을 허용했고 결국 5-11로 내줬다. 그는 경기가 풀리지 않는 듯 고개를 흔들었고 3, 4세트도 큰 점수 차로 넘겨줘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는 "처음 긴장을 했는 데 단체전에서 잘해 동메달을 땄다. 단체전이 끝나고 몸과 마음 이 모두 풀려 단식에선 못했다. 펑톈웨이는 까다로운 선수였다"고 말했다.
다친 왼쪽 다리에 테이핑을 하고 나온 그는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2012년 런던올림픽에도 다시 도전하고 싶다. 일단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현정화 코치는 "펑톈웨이는 백핸드와 연결력이 좋다. 예서가 스매싱 공격에도 계속 리시브가 올라오자 당황한 것 같다. 3월에 다리를 다쳐 강한 체력훈련을 하지 못했다. 한 달여 짧은 훈련으로 예서의 단점을 고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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