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왼쪽)가 20일 네덜란드전 1회초에 2점 홈런을 치고 들어와 봉중근과 깜찍한 뒤풀이를 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네덜란드에 콜드승…22일 미·일 패자와 격돌
“예선 전승이 중요한 게 아니다.”
미국, 일본, 쿠바 등 내로라하는 야구 강국을 모조리 연파하면서 7경기를 모두 이겼다. 예선 1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크게 웃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모레(22일·준결승) 이겨야 진짜 이긴 것“이기 때문이다.
20일 우커송 메인구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10-0 콜드게임승을 거둬 7전 전승, 예선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김동주, 진갑용, 이승엽 등 크고 작은 부상과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타자를 모두 뺀 채 경기를 치렀다. 1회 이대호의 2점 홈런 뒤 타선이 잠시 침묵에 빠지는 듯 했다. 하지만 1~4번 타자가 무려 11안타, 7타점을 합작하는 등 5회 이후 다시 방망이가 살아났다. 8회까지 8점을 추가한 한국은 점수차를 10점으로 벌려 가볍게 콜드게임승(7회 이후 10점차 이상 승리)을 이끌어냈다.
하루 전 쿠바를 잡은 뒤 김 감독은 “내일은 한기주와 장원삼, 둘로 간다”고 했지만 마무리도 필요없었다. 선발 장원삼이 8회까지 삼진 7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 무사사구 역투를 펼쳐 완봉승을 이끌어냈다.
한국은 이틀 뒤 예선 4위팀과의 준결승전에 대비해 일찌감치 총동원령이 내려졌다. 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을 빼고 충분한 휴식을 준 것도 이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결선에는)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다 나오려고 하지 않겠냐”면서 결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운드에선 선발 후보 김광현, 류현진이 호출을 기다리고 있다. 중간에선 윤석민, 권혁 등 계투진 뿐 아니라 여차하면 봉중근, 송승준까지 나설 태세다. 쿠바를 상대로 9회 세 타자를 퍼펙트로 처리한 오승환과 정대현이 뒷문을 걸어잠근다.
같은 날 예선 마지막 경기를 한 쿠바도 약체 중국을 17-1로 대파하고, 예선 2위로 4강전에 진출했다. 쿠바는 2회 대거 9점을 뽑는 등 1회를 뺀 모든 이닝에서 점수를 뽑아내면서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과시했다. 안토니오 파체코 쿠바 감독은 “결선에서도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 한국을 만나도 정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20일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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