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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단거리 신구황제 볼트-루이스 ‘닮은 꼴’

등록 2008-08-20 23:56

베이징올림픽 남자 100m와 200m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내 역대 올림픽에서 9번째 '더블'을 달성한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는 1980년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세계를 주름잡았던 미국 단거리 영웅 칼 루이스(47)와 여러모로 닮았다.

루이스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8개를 목에 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프린터 중 한 명이다.

둘은 천재성을 뽐내며 어린 나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처음으로 참가한 올림픽에서 괴물로 불리며 최고 스타로 발돋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처음으로 육상을 시작한 200m(볼트)와 멀리뛰기(루이스)에서 기량을 인정 받은 뒤 단거리의 상징인 100m로 영역을 넓힌 이력도 공유했다. 200m와 멀리뛰기는 둘의 육상 인생에 있어 구심점이자 절대 빼앗길 수 없는 아성이다.

◇출발점

루이스는 13세 때 멀리뛰기로 육상 인생을 시작했다. 미국 고교-대학을 다니면서 그는 농구나 미식축구에 한 눈을 팔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프로농구 시카고 불스와 미국프로풋볼 댈러스 카우보이스가 그를 신인 지명하기도 했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루이스가 워낙 세계적인 거물로 떠올라 그의 명성을 이용해보려 했기 때문이다.


그는 고교 졸업 무렵 8m13을 뛰어 미국 고교 신기록을 세웠다. 1979년 휴스턴 대학으로 진학하면서 평생의 코치 톰 텔레즈를 만나 '육상으로 백만장자가 되겠다'며 의기투합했다.

영국의 오랜 식민지로 영연방 국가 중 하나인 자메이카에서 출생한 볼트는 어려서 크리켓부터 배웠다.

볼을 빠르게 던지는 '볼러'였던 그를 유심히 지켜본 고등학교 코치가 육상을 권유했고 10대 초반 때 육상을 시작했다.

그는 15세 때던 2001년 학교대항전 200m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기량을 인정 받아 그해 카리브해 국가대항전에 나가 400m와 200m에서 각각 은메달을 땄고 헝가리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유스챔피언십에서는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200m에서 21초73을 찍으면서 실력이 급성장했다.

◇전성기의 시작

대학진학과 함께 100m도 뛰기 시작한 루이스는 멀리뛰기와 400m 계주에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나갈 미국 대표로 뽑혔다. 그러나 미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참가를 거부하면서 그는 멀리뛰기 세계랭킹 6위, 100m 세계 7위로 그 해를 마쳤다.

루이스는 1981년부터 멀리뛰기와 100m 세계평정에 나섰다. 필드에서는 8m62를 뛰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기록을 세웠다. 100m에서는 10초00을 찍어 세계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육상팬들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멀리뛰기와 100m, 200m, 400m 계주 등에서 4관왕에 오른 제시 오웬스와 루이스를 등치시키기 시작했다.

루이스는 1983년 데뷔전이었던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m(10초07)와 400m 계주, 멀리뛰기(8m55)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볼트는 16세 때던 2002년 IAAF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200m에서 20초61로 1위를 차지하고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 이미 세계 주니어 무대를 석권했던 그는 2004년 200m에서 19초93을 뛰고 처음으로 20초 벽을 깬 주니어 선수가 됐다. 그의 뛰어난 기량은 이미 해외로 소문 나 미국의 한 대학에서 그를 장학금을 주고 영입하려 했으나 볼트는 조국에 남았다.

꾸준히 19초 후반과 20초 초반에서 기록을 유지했던 그는 지난해 자국 챔피언십대회 200m에서 19초75를 찍어 돈 쿼리가 보유 중이던 자메이카 기록을 36년 만에 갈아치우고 스타 탄생을 알렸다.

◇황제의 시대

루이스는 1984년 LA 올림픽에서 마침내 오웬스 신화를 48년 만에 똑같이 재현했다. 100m(9초99), 200m(19초80), 400m 계주(37초83)와 멀리뛰기(8m54)에서 그는 세계를 호령했다. 200m는 올림픽신기록, 400m 계주는 세계신기록이었다.

1년 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보여준 3관왕의 저력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것이다.

1987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또 3관왕을 이룩하며 지존을 굳힌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벤 존슨의 약물 파동 속에 100m 금메달을 승계했고 멀리뛰기도 2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루이스는 1991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100m에서 개인 최고인 9초86을 찍고 우승했고 멀리뛰기에서도 8m91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400m 계주도 떼어 놓은 당상이었다.

루이스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멀리뛰기와 400m 계주에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멀리뛰기 4연패를 이루고 은퇴했다. 4차례 올림픽에서 거둔 성과는 눈부실 정도다.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200m와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성공적으로 성인무대에 데뷔한 볼트는 올해 4월 연습 삼아 세 번째로 뛰어본 100m에서 9초76을 찍어 세계기록(9초74)에 직전까지 가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급기야 6월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IAAF 그랑프리 100m에서 9초72라는 새로운 세계기록을 작성하면서 정상에 섰다. 100m 전문 선수도 아닌 그가 괴물처럼 신기록을 세우자 전 세계는 경악했다.

종전 기록 보유자 아사파 파월(26.자메이카)와 세계선수권대회 챔프 타이슨 게이(26.미국)의 존재감은 단숨에 사그라들었고 이 때부터 볼트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고심 끝에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200m 동시에 출전하기로 한 그는 16일 밤 100m 결승전에서 9초69를 기록, 최초로 9초6대 시대를 개척하며 또 다시 세상을 놀라게 했고 20일 200m에서도 특유의 타조타법으로 쭉쭉 치고 나온 끝에 19초30으로 결승선을 통과 12년 묵은 세계기록을 또 갈아 엎었다.

루이스처럼 국제대회에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올린 게 아니라 볼트는 워낙 빠른 시간 내에 정상에 도달했기에 모두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하지만 '괴물'의 놀라운 진화에 한계치로 여겨진 100m에서 9초50 진입도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볼트 역시 루이스가 세계를 평정했던 22살 무렵 단거리 황제로 떠올랐다. 루이스처럼 16년을 더 뛴다면 볼트가 얼마나 많은 기록을 쏟아낼지 벌써 그의 다음 대회가 기다려진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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