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샹 쇼크’ 이어 농구도 짐싸
류샹(25)은 포기하고, 야오밍(28)은 떨어졌다.
류샹이 발목부상으로 예선에서 뛰지도 못하고 기권해 21일 열린 육상 110m 허들 결승에 나오지 못한 걸 아쉬워하는 중국인들은 22일 남자농구 준결승에서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까지 볼 수 없어 허탈감에 빠지게 됐다. 류샹이 우승한 다음날, 야오밍이 결승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는 중국 최고 스포츠 스타들이 서둘러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꿈’으로 끝났다.
야오밍의 중국 남자농구대표팀은 20일 리투아니아와의 8강전에서 68-94로 대패했다. 야오밍이 19점(7리바운드)으로 힘을 썼으나, ‘높이’와 ‘수비’를 두루 갖춘 상대를 뚫지 못했다. 중국은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에도 뽑혔던 야오밍이란 ‘거탑’(2m26)을 이용해 내심 8강 이상을 넘봤으나, 세계와 격차는 너무 컸다. 코비 브라이언트 등이 버틴 미국엔 제대로 저항도 못 해보고 70-101로 졌고, 스페인(75-85)과 그리스(77-91) 등 유럽강호한테도 맥을 못췄다.
?앙골라(85-68)와 독일(59-55) 등 비교적 쉬운 상대에 2승을 챙겨 간신히 8강 턱걸이까지 했으나, 리투아니아에 완패를 당하며 더 나아가지 못했다. 아시아 최강이라는 중국조차 세계 무대에서 허망하게 지고 만 것이다. 준결승은 스페인-리투아니아, 미국-아르헨티나로 좁혀졌다.
그래도 5경기 평균 19점으로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을 한 야오밍은 “세계 8강에 왔으니 만족한다”며 아쉬움에 빠진 중국팬들을 달랬다. 또 중국 영자일간지 <차이나데일리> 등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야오밍은 류상에게 “ 갈 길이 멀다. 힘내라, 류샹”이란 격려메시지도 보냈다고 한다. “선수는 현역시절 가장 잘했던 최고의 순간과, 선수 전체 경력에서 일궈낸 성과들의 합계로 평가받는 것이니, 지난 일은 잊고 힘을 내라”는 게 야오밍의 메시지였다는 것이다. 류상도, 야오밍 자신도 다시 추스려 일어서겠다는 약속처럼 들리기도 한다.
베이징/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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