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펠프스·볼트
8관왕 쓰나미 펠프스·트랙 감전시킨 ‘100만 볼트’
“나도 언젠가는 패배할 것이다(I am not unbeatable).”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3·미국)가 한 말이다. 승부의 세계에는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 특히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는 숱한 스타들이 명멸해 간다.
이번 베이징에서 지구촌을 흥분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며 ‘올림픽 영웅’으로 떠오른 선수들은 누굴까. 이들의 휘황찬란한 몸짓으로 올림픽은 더욱 빛이 났다.
누가 뭐래도 가장 주목할 영웅은 펠프스다. 그는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마크 스피츠(미국)가 세운 단일종목 최다 금메달(7개) 기록을 넘어서 8관왕의 쾌거를 이뤘다. 7개의 세계기록과 1개의 올림픽기록은 ‘보너스’였다.
새로운 ‘인간탄환’으로 등극한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의 기록도 눈이 부실 정도다. 육상 남자 100m와 200m, 400m 계주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작성하며 3관왕에 올랐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도 24번째 세계신기록(5)을 세우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 때 4m91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이번에 무려 14㎝를 더 뛰어넘었다. 그는 경기 뒤 ‘10은 언제쯤 뛰어넘을 것이냐’는 질문에 “정말로 곧”이라고 답했고 “나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은 하늘뿐”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개인종합 금메달 등 5개의 메달을 거머쥔 나스티아 류킨(19·미국)은 여자체조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평영 100m와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두 종목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일본의 수영영웅 기타지마 고스케(26)도 별 중의 별이다. 양궁 여자개인전에서 빗줄기를 뚫고 한국의 7연패를 저지한 중국의 장쥐안쥐안(24)도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중국 관영 영어신문인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양궁선수가 한국의 지배를 종식시키고 절을 받다”며 그에게 찬사를 보냈다.
이밖에 여자펜싱 플뢰레에서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로 한국의 남현희를 물리치고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발렌티나 베찰리(34·이탈리아)도 잊혀지지 않을 올림픽 영웅이다. 육상 남자멀리뛰기에서 조국 파나마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어빙 살라디노(25), 여자 1만m에서 우승해 에티오피아에 첫 금을 안긴 티루네시 디바바(23)도 주목을 받았다. 베이징/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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