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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거대한 중국 과시 엄청난 물량공세”

등록 2008-08-25 01:24

아듀 베이징 올림픽
아듀 베이징 올림픽
“경이롭지만 개인 없는 쇼”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개막식에 이어 총연출을 맡은 베이징올림픽 폐막식에서는 개막식 때와 마찬가지로 장엄하고 화려한 무대가 이어졌으며 전세계인이 축제 속에 나누었던 즐거움과 기쁨, 그리고 중국의 비상(飛翔)을 표현했다.

TV를 통해 폐막식을 지켜본 국내의 문화계, 학계 인사들은 장 감독의 연출 솜씨에 감탄을 쏟아내며 '광란과 열정'이라는 주제의 폐막식 공연을 통해 축제, 화합, 연대의 메시지를 담아낸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의 거대한 물량주의적 공연이 장차 중국의 위협적인 팽창 욕구를 상징하고 있다는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했다.

소설가 조정래 씨는 "개막식에 이어 중국의 거대함과 전통 깊은 문화와 역사를 세계인들에게 확실하게 부각시키려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중국이 갖고 있는 산업적, 경제적 취약함 속에서도 이번 올림픽을 완벽하게 치른 것을 과시하기 위해 엄청난 물량공세로 중국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고 평가했다.

이근배 시인도 "인류가 화합해 미래로 향하자는 메시지가 형상화됐다"면서도 "초반에 전쟁에서 승리와 개선을 의미하는 크고 작은 북들이 많이 등장함으로써 중국이 이번 올림픽을 내용면에서나, 금메달 개수에 있어서나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점을 과시했다"고 말했다.

임대근 한국외대 중국어과 교수는 "개막식이 `조화'라는 주제로 구체적 소재를 통해 중국의 전통과 위대성을 강조했다면 폐막식은 `비상'을 화두로 추상적 소재를 통해 현대적이고 세계적인 중국을 표현하려 했다"고 평했다.


중국은 폐막식에서 서구가 주창하는 인권 등 인류 보편의 가치에도 공감을 표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비상'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임 교수는 강조했다. 결국 개막식이 체제 내부의 메시지였다면 폐막식은 세계를 향한 메시지였다는 것이다.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는 "사회주의적인 집단군무, 빛ㆍ조명 등에서 보이는 자본주의적 스펙터클, 그리고 중국적인 무협요소가 가미된 독특한 폐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엄청난 물량이 동원된 퍼포먼스를 통해 중국이 근대 '네이션'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는 인상이 든다"며 "다만 우리도 잘 발달된 근대국가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대현 이화여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시각적으로 사람을 압도하는 모양새이며 마치 광상곡을 듣는게 아니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감상을 털어놓았다.

그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그리고 중화주의가 뒤범벅된 것 같다"며 "티베트나 위구르 등 소수민족 탄압과 동북공정을 시도하고 있는 중국이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라는 구호 아래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폐회식을 치르니 다소 소름이 끼친다"고 덧붙였다.

영화평론가 심영섭 씨도 "장 감독이 영화에서 추구하는 스펙터클, 집체주의, 사이즈에 대한 강박, 커다란 원의 이미지가 폐막식에서도 드러났다"며 "아쉬운 것은 화려한데 내실이 안보인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마치 `공갈빵'처럼 커다랗지만 속은 비어있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세계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에는 관심이 많지만 세계에 대해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의문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황진미 씨 역시 "중국의 공연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경이롭기는 하지만 개인이 없는 쇼"라면서 "어마어마한 매스게임을 하지만 대중문화적 차원에서는 뒤떨어진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와이어 액션을 해야만 생동감이 넘치는 것이 아니라 소박해도 인간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나고 짜임새가 있어야 생동감이 넘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정주호 송광호 김지연 고미혜 기자 jooh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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