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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최고성적’ 거뒀지만 숙제는 남았다

등록 2008-08-25 19:52

올림픽 이후의 과제
기초종목 ‘깜짝메달’ 선수 개인에 기댄것
속도측정 풀장 전무…태릉사격장은 폐쇄
육성시스템 구축 없인 4년뒤 청사진 불투명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한국이 역대 최다의 금메달(13개)을 땄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수영의 박태환(19·단국대)이 아시아선수로는 처음 수영 자유형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기초종목이자 올림픽에서 두 번째로 많은 금메달이 걸려있는 수영에 대한 가능성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 박태환의 쾌거는 골퍼의 박세리, 메이저리그의 박찬호의 성공과 견줄 만하다.

하지만, 사실 대한체육회나 수영연맹이 박태환의 금메달을 계기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면 4년 또는 8년 뒤 올림픽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지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그것은 박태환의 성공 사례가 한국 수영계가 체계적인 연구와 지원을 통해 내놓은 성과물이 아니라는 점에 기인하고 있다. 때문에 박태환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이뤄졌지만 박태환과 같은 선수를 발굴하는 시스템 구축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수영 평영종목의 대표선수를 지냈고, 현재 태릉선수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창하씨는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수영 유학을 다녀온 바 있다. 이씨는 그 경험을 토대로 “일본의 경우 선수들의 수영을 할 때 자세와 근력, 스피드를 측정할 수 있는 작은 풀(pool) 시스템을 6개 이상 보유하고 있어 과학적인 선수 육성을 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런 풀이 한 개도 없다”고 말했다. 박태환을 계기로 수영 종목의 저변이 확대되겠지만 이에 대한 접근 방법이 개선되지 않는 한 수영은 ‘반짝 인기’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나름대로 가장 성공을 거둔 종목은 역도다. 우승이 예상됐던 장미란의 세계신기록 달성으로 한껏 분위기는 고조됐지만, 사실 역도는 모든 스포츠에 필요한 기초운동이라는 점에서 이 종목에 대한 세인의 시각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순발력을 요구하는 역도에 대한 투자는 물론, 이번 올림픽에서 무려 8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중국과의 스포츠 교류를 통해 체급의 다양화를 꾀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사격은 16년 만에 진종오가 금메달을 따냈지만, 당장 태릉사격장이 문을 닫게 돼 서울에서 사격대회가 열릴 수 없게 됐다. 사격 인구가 가장 많은 서울시가 사격장을 보유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15개나 걸려있는 사격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 됐다. 중국 베이징 사격장에서 경기에 참여했던 스키트 종목의 김민지(한국체대)는 “시설이 너무 완벽해 사실 이곳에서 계속 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사격은 가장 많은 실업팀을 보유하고 있지만, 종목별 특성화 전략이 짜여있지 않아 코칭스태프의 전문화가 이뤄지지 못한 것도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림픽에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스포츠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효율적인 투자, 메달이 많이 걸려있는 종목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 등 정부와 대한체육회, 해당 단체 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대화가 있어야 한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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