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우려 화학제 14.5t 뿌려
베이징올림픽 폐막식이 열린 24일을 앞두고 중국 정부 기상 당국은 ‘맑은 날씨’를 위해 지난 8일 개막식 때처럼 ‘ 인공감우’를 실시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베이징 날씨는 이날 오전 마라톤 경기가 열릴 때만 해도 푸른 하늘이 보일 만큼 걱정할 게 없어 보였다. 그러나 베이징기상대 궈후가오 대장은 “당시 베이징 대기층이 불안정하고 지표면 온도가 높아, (나중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며 “오후 2시께에는 허베이 서부에서 네이멍구(내몽고) 지역까지 드리운 비구름이 베이징 방향으로 서서히 이동해왔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8시로 예정된 폐막식 때 베이징 지역에 큰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 것이다.
기상 당국은 우선 비행기 3대를 구름 속으로 보내 성분을 조사해, 수분 함유량이 8일 개막식 당일보다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곧이어 비행기 8대를 출발시켜 비구름 쪽에 화학제 14.5t을 뿌렸다. 베이징·톈진·허베이 등지에서는 로켓 241발을 쏘아 비구름을 흩어놓았다. 작전은 폐막식이 시작된 뒤에도 계속돼, 8시50분께까지 이어졌다.
기상 당국의 발 빠른 조처로 대규모 불꽃놀이가 찬란하게 수놓았던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은 날씨에 지장받지 않고 무사히 치러졌다. <베이징텔레비전>은 25일 방송에서 “8시간 동안 (관계자들이 보여준) 지혜와 고생과 땀으로 국가체육장 상공의 맑은 날씨를 지켜냈을 뿐 아니라, 올림픽 기상 업무에 원만한 마침표를 찍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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