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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관중의 “제로” 함성, 하늘을 수놓은 폭죽

등록 2010-02-13 19:22수정 2010-02-13 21:51

10,9 8,7…관중석으로 빛이 비치자 관중들 머리 위로 카운트다운 숫자가 나타났다. 6만여 관중이 한목소리로 ‘제로(0)’을 외치자 커다란 화면 속의 스노보드 선수가 새하얀 눈밭을 시원스럽게 미끄러져 내려왔다. 사회자는 스노보드의 움직임에 맞춰 1924년 프랑스의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겨울올림픽부터 2006년 토리노 올림픽까지 차례로 역대 올림픽 개최 도시 이름을 불렀다. ‘2010 밴쿠버’를 외치는 순간 스노보드는 화면 속에서 막 튀어나온 것처럼 비시(BC)플레이스 스타디움 가운데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돔 경기장인 비시 플레이스 스타디움은 올림픽 개막을 축하하는 전 세계인들의 함성과 박수로 가득찼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이 13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 비시(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개막하고 17일 동안의 축제에 들어갔다. 총 6막으로 진행된 이날 개막쇼는 캐나다 원주민들의 이야기부터 깨끗한 자연환경 등 캐나다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특히 다채로운 색깔의 조명이 무대 바닥과 관중석을 스크린 삼아 화려하게 교차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브라이언 아담스와 사라 맥란클란 등 캐나다 출신의 팝가수들의 노래도 열기를 더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고현숙(25)과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리성철(24) 2명이 출전하는 북한 대표팀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24번째로 한국 대표팀보다 먼저 입장했다. 리성철을 기수로 붉은색 옷을 입은 선수단 6명이 손을 흔들며 걸어갔다. 5종목 46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46번째로 입장했다. 힘차게 태극기를 휘두르는 봅슬레이 강광배(37) 감독 겸 선수를 따라 47명의 선수와 임원이 행진했다.



그루지야 대표팀은 검은색 목도리를 두른 채 오른팔에 검은색 완장을 차고 굳은 표정으로 입장했다. 루지 남자 싱글에 출전하는 노다르 쿠마리타시빌리(21)가 공식 훈련 도중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오전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공식 훈련 중 맹렬한 속도로 내려오다 썰매가 뒤집힘과 동시에 썰매에서 튕겨나오는 사고를 당했다. 기둥과 바닥에 몇 차례 부딪힌 뒤 쓰러진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비롯한 6만여 관중은 모두 일어서서 그루지야 대표팀에게 추모의 박수를 보냈다.



106일 동안 캐나다 전역 4만5000㎞를 달려온 성화는 휠체어 마라톤 선수 출신 릭 한센, 캐나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인 르메이 도안,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스티브 내시(피닉스 선즈), 스키의 낸시 그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 5명의 손을 거쳐 점화됐다.


개막식이 끝난 뒤 화려한 불꽃과 폭죽이 밴쿠버 밤하늘을 수놓았다. 시내 중심지로 쏟아져 나온 캐나다 젊은이들은 무리를 이뤄 환호성을 지르며 올림픽 개막을 축하했다. 루지 선수의 죽음과 오락가락 내리던 가랑비로 하루종일 가라앉아 있던 밴쿠버는 늦은 밤 올림픽 열기로 가득찼다.


밴쿠버/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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