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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18년 집념’ 피겨페어 새 역사 쓰다

등록 2010-02-16 18:38

[밴쿠버 올림픽]
자오훙보-선쉐 부부, 46년 러시아 독주 제동
92년부터 호흡…올림픽 우승 위해 은퇴번복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 잔잔히 울려퍼지던 알비노니의 <아다지오>가 멈추자, 자오훙보(37)는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뜨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옆에 있던 그의 얼음 위 짝이자 평생 짝, 선쉐(32)가 환하게 웃으면서 그를 감싸안았다. 관중들은 깔끔한 연기를 펼친 중국 커플에게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46년 동안 이어져온 ‘피겨 페어 금메달=러시아’ 공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자오훙보-선쉐 부부가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부문 첫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자오훙보-선쉐는 16일(한국시각) 열린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139.91점을 얻어, 세계기록을 썼던 쇼트프로그램(76.66점)을 포함해 종합 216.57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중국 피겨 역사상 첫 금메달이었다. 특히 페어 경기는 1964년 이후 러시아 커플들이 금메달을 독점해 왔던 터라 이번 금메달은 아주 특별했다.

1992년부터 호흡을 맞춘 자오훙보-선쉐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와 2006 토리노 때 동메달을 따내면서 중국 페어 스케이팅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7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끝으로 은퇴를 했다가 금메달에 대한 목마름으로 결혼 뒤 다시 현역으로 복귀했다. 대회 전에는 “결혼 없이는 은퇴 번복을 못 하겠다고 (자오훙보를) 협박해 결국 결혼반지를 받아냈다”는 선쉐의 솔직한 고백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1998 나가노 때부터 4차례 도전해 기어이 1위 자리에 오른 자오훙보는 “(세계선수권 등) 시상대 위에서 오성홍기가 올라가면서 국가가 울려퍼졌을 때 ‘올림픽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이 꿈을 위해 십여년 넘게 헌신했는데 드디어 이루게 됐다”고 감격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중국의 팡칭-퉁젠 짝(213.31점)이 은메달을 따냈고, 세계 1위 알리오나 삽브첸코-로빈 졸코비(독일·201.60점) 짝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러시아의 유코 가와구치-알렉산데르 스미르노프(194.77점) 짝은 4위에 그치면서 빈손으로 돌아섰다.

피겨스케이팅은 17일부터 남자 싱글 경기가 펼쳐진다. 예브게니 플루셴코(러시아)와 에번 라이사첵(미국) 등이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연아(20·고려대1)가 출전하는 여자싱글은 24일(쇼트프로그램)부터 시작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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