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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그들은 포기 모르는 ‘국가대표’

등록 2010-02-17 14:37수정 2010-02-17 15:27

소속팀 구했지만 어려움 여전
“20일 스키점프 개인전 기대를”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스키점프 노멀힐 개인전 예선 라운드가 열린 휘슬러 올림픽파크. 80캐나다달러(8만8000여원)로 팔리는 일반 티켓은 150캐나다달러를 넘는 암표로 거래됐고, 1만2000명 수용 가능한 경기장은 ‘인간새’들을 보기 위한 관중들로 가득 찼다. 관중들의 함성과 경기장 아나운서의 흥분된 진행은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아쉽게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강칠구(26)는 형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관심을 주셔서 고맙고, 그만큼 부담도 많이 되죠. 반반이에요.” 그는 아쉬운 마음을 누르고 형들의 심정을 대신 전했다.

비록 상위권 선수들에게 못 미쳤지만 이날도 최흥철(29), 최용직(28), 김현기(27) 세 선수는 하늘을 날았다. 믹스존(인터뷰 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최용직은 “원래 그냥 여기를 지나치는데 처음으로 인터뷰를 한다”며 웃었다.

하늘에선 중력을 잊고 자유롭게 나는 그들이지만 땅에선 중력의 무게가 버겁기만 하다. 영화 <국가대표>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소속팀인 하이원에 입단해 숨통이 트였지만 어려운 환경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4명의 선수가 나갈 때 대개 6명의 코치가 붙는 외국과 견줘 한국 선수단은 김흥수(30) 코치가 전부다. 외국 선수단은 전문 트레이너가 스키 밑에 왁스를 바르지만 그들은 직접 왁스를 발라야 한다. 경기 전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은 사치다. 강칠구는 “눈 상태나 온도에 따라 왁스를 달리 발라야 하지만, 저희는 경기하는 날 날씨가 왁스에 맞아줬으면 좋겠다고 빈다”며 웃었다. 최용직은 “연습 라운드를 마치면 바로 스키에 왁싱을 해야 해 다음 라운드를 위해 스트레칭을 할 시간도 없다”고 했다. 경기 전날 밤에 경기복을 재봉틀로 고치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그였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이승훈(22)이 은메달을 땄던 다음날, 결선에 출전한 김현기와 최흥철은 각각 40위, 48위에 머물러 30위까지 가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스키점프에 관심이 쏟아졌을 때 좋은 결과를 내고 싶어요”라는 김현기의 마음에서 그들의 ‘서글픈 조바심’이 엿보였다.

개그맨 박성광이 <개그콘서트>에서 울부짖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고, 모든 스포츠 종목마다 막대한 지원을 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그들의 ‘힘겨운 도전’과 ‘금빛 도전’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태극기를 들고 선수들을 지켜보던 김민기(26)씨는 “잘하지 못하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들의 도전은 20일 라지힐 개인 예선에서 계속된다.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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