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빙속 선수 허벅지 비밀은 '훈련+자세'

등록 2010-02-18 15:55

한국의 모태범이 500m 금메달에 이어 18일 오전(한국시간) 밴쿠버 올림픽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m가 열린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모태범이 힘차게 스타트를 하고 있다. 0.18초 차로 메달 색이 갈렸다. 연합뉴스
한국의 모태범이 500m 금메달에 이어 18일 오전(한국시간) 밴쿠버 올림픽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m가 열린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모태범이 힘차게 스타트를 하고 있다. 0.18초 차로 메달 색이 갈렸다. 연합뉴스




"사람 허벅지가 어쩜 저리 굵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이승훈(22), 모태범(21), 이상화(21.이상 한국체대) 등이 연일 메달 행진을 벌이면서 팬들의 관심도 하늘을 찌른다.

선수들의 폭발적인 스피드 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이 레이스를 펼치는 동안 터질듯 부풀어올라 보는 이들까지 긴장감을 전해주는 굵은 허벅지 근육이다.

실제로 선수들의 허벅지는 날씬한 일반인의 허리둘레에 육박할 정도로 굵다.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 모태범의 허벅지 둘레는 26인치이며, 여자 선수인 이상화 역시 22인치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속도ㆍ자세 유지하려면 굵은 허벅지는 필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어마어마한 굵기의 허벅지를 자랑하는 것은 순간적으로 뛰쳐나가며 속도를 내려면 큰 힘이 필요한데다 낮은 자세를 유지하려면 강한 하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스피드스케이팅 감독을 지냈던 윤희중 코치는 "특히 단거리 선수들은 초반 100m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며 앞서나가야 한다. 힘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하체 강화 훈련을 많이 시킨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약 280㎏의 역기를 들고 앉았다 일어서는 '스쿼트 훈련'을 일주일에 서너 번씩 소화하며 다리 근력을 강화한다.

"태릉선수촌에서 역도 선수들 다음으로 가장 많은 횟수로 무거운 역기를 들어올리는 게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라는 것이 윤 코치의 설명이다.

1천분의 1초를 다투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조금이라도 공기 저항을 줄이려면 항상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이 역시 선수들이 탄탄한 허벅지를 갖게 되는 이유다.

과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나윤수 송호대 교수는 "무릎을 구부리고 상체를 숙이는 자세는 하체에 부하를 준다. 이 자세를 오랜 기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레 허벅지 근육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10년 이상 스케이트를 탄 선수들만이 그렇게 탄탄한 허벅지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거리.장거리 따라 차이는 있어

같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라도 장거리 선수들의 허벅지는 상대적으로 가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육상 장거리 선수들만큼 호리호리한 체구는 아니지만, 단거리 선수들처럼 사람 허리만한 허벅지를 자랑하지도 않는다.

우선 단숨에 속도를 내는 것보다는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장거리 선수들은 단거리 선수들만큼 웨이트트레이닝를 많이 하지 않는다.

또 수천 미터를 달리는 동안 내내 허리를 구부린 자세를 유지하면 하체가 지나치게 피로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장거리 선수들은 상황에 따라 허리를 펴 가며 경기를 치른다.

나윤수 교수는 "체구가 큰 선수들은 이처럼 허리를 펴서 공기 저항이 조금 더 생기더라도 다리를 길게 펴서 달림으로써 부족한 속도를 메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에서 체구가 작은 편인 동양 선수들이 불리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이 이번 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장거리 메달리스트가 된 것을 두고 전 세계가 주목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쇼트트랙과도 달라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까지만 해도 많은 한국인에게 '스케이터'와 관련해 떠오르는 이미지는 가늘고 호리호리한 체구의 선수들이었다.

전통의 메달밭인 쇼트트랙 선수들의 경우 똑같이 스케이트를 타고 허리를 잔뜩 굽힌 채 달음질치지만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만큼 굵은 허벅지를 지닌 체격이 아니다.

쇼트트랙은 기록보다 레이스를 펼치는 동안 치열한 신경전과 몸싸움을 통해 상대를 제치고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게 중요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윤 코치는 "쇼트트랙은 기록 경기가 아니라 상대를 이용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항상 속도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머리를 잘 써서 움직이는 게 더 중요하다. 반대로 스피드스케이팅은 시간과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한 번의 레이스에서 나온 기록으로, 그것도 작은 시간 차이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순간 속도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쇼트트랙 선수들보다 더 파워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기부 천사’ 신유빈, 이번엔 1억원어치 쌀 전달…“농업인 어려움 해결되길” 1.

‘기부 천사’ 신유빈, 이번엔 1억원어치 쌀 전달…“농업인 어려움 해결되길”

31년 만에 ‘달빛 혈투’…호랑이-사자, 백수의 제왕은 누구? 2.

31년 만에 ‘달빛 혈투’…호랑이-사자, 백수의 제왕은 누구?

비로 꼬인 가을야구 ‘시구 일정’…구단, 시구자 섭외 ‘전쟁’ 3.

비로 꼬인 가을야구 ‘시구 일정’…구단, 시구자 섭외 ‘전쟁’

좀 더 길어진 메츠의 가을 야구…NLCS 5차전 다저스 제압 4.

좀 더 길어진 메츠의 가을 야구…NLCS 5차전 다저스 제압

11경기 104억…프로야구 PS 관중수입 역대 최고치 넘었다 5.

11경기 104억…프로야구 PS 관중수입 역대 최고치 넘었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