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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밴쿠버를 홀린 ‘피겨여왕의 밤’

등록 2010-02-26 15:15

4분여 동안 이어지던 피아노 협주곡 F장조가 끝나고 김연아(20.고려대)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높이 팔을 쳐들자 스탠드를 가득 메운 1만6천여 관객은 일제히 뜨거운 기립박수로 여왕의 등극을 찬탄했다.

여왕이 화려한 얼음쇼를 펼쳤던 링크에는 쉴 새 없이 꽃다발과 인형이 쏟아졌고 진정한 `피겨퀸'으로 우뚝 선 김연아는 `이제야 해냈다'는 감격에 눈물이 복받쳤다.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2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

이미 경기장 밖은 짙은 어둠에 싸였지만 빛처럼 눈부신 링크 위에는 짙은 남색 드레스의 김연아가 비상을 준비 중이었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던 김연아가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 놓은 것.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오며 가볍게 미끄러진 김연아는 첫 과제이자 자신의 전매 특허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성공시키자 일제히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자신이 가장 어려워했던 트리플 플립까지 깔끔하게 성공시킨 김연아가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를 연속으로 이어가자 객석은 물론 외신 기자들 사이에도 `뷰티풀(beautiful)' `원더풀(wonderful)'이라는 찬사에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계속되는 트리플 살코우와 트리플 러츠, 김연아가 한 번 솟구칠 때 마다 퍼시픽콜리세움은 함성이 터져 나왔고 섹시하고 우아한 김연아가 링크를 휘저을 때는 탄식마저 새어 나왔다.

정확히 4분7초의 연기가 모두 끝나자 흥분에 휩싸인 한국 팬들은 물론 캐나다 현지 팬들까지 `어메이징(amazing)'을 연발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올림픽 무대에서 일생의 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한 김연아는 참을 수 없는 눈물에 힘겨웠던 준비 과정이 스쳐 지나가며 서러움마저 묻어나고 있었다.

김연아의 소름돋는 연기에 퍼시픽콜리세움이 황홀경에 빠졌을 때 라이벌 아사다 마오(20.일본)가 링크에 나섰지만 전광판에는 경악할 수준의 점수가 찍히면서 금메달 승부는 이미 끝이 나고 말았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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