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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초등때 트리플점프 완성한 ‘매혹의 대인배’

등록 2010-02-27 11:32

6살때 고모가 갖다준 낡은 스케이트로 입문
잦은 부상·스트레스로 한때 은퇴까지 고려
2002년부터 두각…시니어 진출뒤 ‘탄탄대로’
피겨요정에서 피겨여왕까지. 빙판 위를 누비는 게 마냥 좋던 6살 꼬마에서 ‘대인배 김슨생’(큰 무대에서 떨지 않는다고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란 애칭을 얻기까지. 내성적이고 웃지 않던 아시아의 작은 소녀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스무 살 성인이 되기까지. 14년 전 이웃이 버리려던 낡은 스케이트에서 시작된 김연아(20·고려대1)의 꿈은 한국을 넘어 26일(이하 한국시각) 전세계 팬들과 만났다.

■ 만남1-낡은 스케이트 피겨 스케이팅과의 첫 만남은 낡은 빨간 스케이트였다. 이웃이 버리려던 것을 고모가 가져다 줬다. 6살 김연아는 이 스케이트로 집 근처의 과천 아이스링크에서 꿈을 키웠다. 타고난 재능은 당시 강습반 류종현 코치의 눈에 띈다. 1998년 나가노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미셸 콴(30·미국)의 연기 비디오를 몇 차례나 돌려보던 어린 소녀는 무섭게 성장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 없이 미국 전지훈련까지 갔던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미 트리플 점프 5개를 모두 완성했다.

그의 재능은 타고난 승부욕과 만나 빛을 발했다. 당시 김연아를 지도했던 코치들은 “초등학생 같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점프를 마스터하기 위해 몇십번의 똑같은 점프를 반복할 정도로 피겨에 몰두했던 김연아는 2002년 첫 국제대회인 트리글라브 트로피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트리플 점프를 자유자재로 뛰는 선수는 김연아 외에 찾기 힘들었다. 이후 2004~2005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피겨대회 1위, 2005~2006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1위, 2005~2006 주니어피겨선수권 우승. 탄탄대로였다.

 1996년 유치원 학예회 때 부채춤을 추는 모습.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발레를 배울 때. 연아(왼쪽)와 언니의 어린 시절. 초등학교 전지훈련 때 동료들과 함께. 2007년 브라이언 오서(왼쪽), 데이비드 윌슨 코치와 함께.  <중앙출판사> 제공
1996년 유치원 학예회 때 부채춤을 추는 모습.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발레를 배울 때. 연아(왼쪽)와 언니의 어린 시절. 초등학교 전지훈련 때 동료들과 함께. 2007년 브라이언 오서(왼쪽), 데이비드 윌슨 코치와 함께. <중앙출판사> 제공
■ 만남2-학교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계속된 심적 부담과 체중 조절로 인한 스트레스가 김연아를 괴롭혔다. 스케이트도 골치였다. 보통 4개월 이상 신는 스케이트가 일주일도 안 돼 가죽이 떨어져 나가는 일도 많았다. 김연아는 2006년 그랑프리 4차대회에서 시니어 데뷔 뒤 처음 우승한 뒤 “1~2년 전부터 스케이트가 문제다. 발에 잘 맞지 않아 자주 다친다”고 말했다. 당시 어머니 박미희씨는 “두 달 전 은퇴도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밝혔다.

자전에세이 <김연아의 7분 드라마>에서 김연아는 ‘평범한 학생’이 되기로 결심했던 그때, 학교를 돌아갔을 때의 자신의 심정을 털어놨다. “친구들은 학교다 학원이다 다들 바쁜데, 나만 멍청히 앉아 있는 것 같다. 나만 중도하차한 기분이었다. 피겨스케이터라는 꿈을 안고 내가 맨 앞이었는데 내가 맨 꼴찌가 될지 몰랐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스케이팅밖에 없었다.”

그 뒤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2007년 3월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고 꼬리뼈를 다치며 3위에 머물렀다.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고관절 통증으로 고생했다. 2008년 고양에서 열린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선 맞수 아사다(20)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겨는 그에게 ‘팔자’였다. 위기는 오히려 ‘강심장’ 김연아를 만들었다.

■ 만남3-미셸 콴 김연아는 “미셸 콴이 어린 시절 우상이었다”고 수시로 말해왔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셸 콴을 처음으로 직접 만난 김연아는 지난해 8월에는 아이스쇼에서 같이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자신의 우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우상에게 “김연아는 최고의 선수다. 아름다운 연기는 국적을 초월해 모든 이에게 즐거움을 준다”고 극찬을 받고 있다. 20세기 여자 피겨의 전설인 카타리나 비트(45·독일)도 “김연아는 누가 뭐래도 여왕이다”라고 했다. 20세기 여자 피겨 전설들의 뒤를 이어 김연아는 21세기 피겨의 전설을 쓰고 있다.

밴쿠버/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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