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17일간의 ‘희로애락’ 끝나고 내일의 도전이 시작된다

등록 2010-03-01 14:03수정 2010-03-01 14:11

희: 이정수 “가족여행 가고 싶다”
로: 김민정 “저희, 실격 아니에요”
애: 이호석 “마음고생에 말 못해”
락: 이상화 “23위하고도 즐거워”
밴쿠버올림픽 기간 동안 국민들은 선수들의 활약과 안타까움 하나하나에 같이 웃고, 울었다. 대회 초반부터 나온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과 김연아 등으로 인해 그 어느 겨울올림픽보다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이번 드라마의 주연과 조연들을 통해 17일을 돌아본다.

남자 쇼트트랙 2관왕(1000m·1500m) 이정수는 27일(이하 한국시각) “한국 돌아가서 가족사진을 먼저 찍고 가족여행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운동을 시작한 이정수는 가족들과 외식 한 번 하기가 쉽지 않았다. 경향신문사 윤전부에서 일하는 아버지 이도원(49)씨는 8년여 동안 새벽 5시에 퇴근해 이정수를 태릉 집에서 과천·목동 빙상장까지 태워줬다. 이정수는 “운동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가족들의 지원에 힘을 냈다”고 했다. 그의 스케이트 장비와 연습비 마련을 위해 가족은 대출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해 생긴 팬클럽도 이제 들여다보고 싶고 가족여행도 가고 싶지만 이정수는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1주일 뒤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에게 메달 걸어드리고 사진 찍을 거냐”는 질문에 21살 올림픽 2관왕은 “아, 그래야 돼요? 맞다, 그러면 좋아하시겠구나”라고 했다.

지난 25일 여자 쇼트트랙의 김민정(25)은 경기 뒤 “저희 실격 아니에요” 하며 펑펑 울었다. 여자 3000m 계주에서 제임스 휴이시(호주) 주심은 김민정이 중국의 쑨린린(중국·22)을 밀쳤다며 한국대표팀을 실격 처리했다. 선수들은 모두 억울함의 눈물을 흘렸다. 최광복 코치는 27일 여자 1000m 경기장에 삭발을 하고 나타나 선수들을 지휘했고, 박승희(18)가 동메달을 따며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박승희는 “계주 설욕을 하고 싶었는데 컨디션이 안 좋았다”고 했다. 폐막식을 하루 앞둔 28일 여자대표팀은 평정을 되찾았다. 박승희는 “아쉬운 점이 많지만 각자 최선을 다했다”고 했고, 다른 선수들의 표정도 밝았다.

18일 모태범(21)이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은메달을 목에 건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에 홀로 남은 이규혁(32)은 평소 형-동생으로 지내던 제갈성렬(40) 춘천시청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마지막 올림픽 여운을 느껴보고 싶은데 여기 관중이 아무도 없어”라며 울었다. 5번째 올림픽에 도전했던 이규혁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안되는 것을 도전한다는 게 너무 슬펐다”며 또 눈물을 보였다. 비록 빈손으로 돌아갔지만 그는 후배들이 기록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의 밑바탕이 됐다. 김관규(43) 대표팀 감독은 “맏형이 잘하는데 후배들이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스피드스케이팅 3인방 모태범, 이상화(21), 이승훈(22)은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남자 500m 금메달, 1000m 은메달의 모태범은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춤을 추고, “관심 못 받아서 더 열심히 했다”고 당차게 밝혔다.

남녀 동반 500m 우승을 이뤄낸 이상화는 19일 여자 1000m에서 23위에 오른 뒤 “23등을 하고 즐겁게 인터뷰하는 선수는 저밖에 없을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이승훈은“쇼트트랙은 옛사랑, 스피드스케이팅은 첫사랑”이란 ‘명언’을 남겼다. 이들은 28일 열린 ‘한국선수단의 밤’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인기를 과시했다.

밴쿠버/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31년 만에 ‘달빛 혈투’…호랑이-사자, 백수의 제왕은 누구? 1.

31년 만에 ‘달빛 혈투’…호랑이-사자, 백수의 제왕은 누구?

‘손나우두 시저스’로 시즌 3호골…복귀전서 4-1 대승 이끈 손 2.

‘손나우두 시저스’로 시즌 3호골…복귀전서 4-1 대승 이끈 손

‘기부 천사’ 신유빈, 이번엔 1억원어치 쌀 전달…“농업인 어려움 해결되길” 3.

‘기부 천사’ 신유빈, 이번엔 1억원어치 쌀 전달…“농업인 어려움 해결되길”

좀 더 길어진 메츠의 가을 야구…NLCS 5차전 다저스 제압 4.

좀 더 길어진 메츠의 가을 야구…NLCS 5차전 다저스 제압

‘한 큐의 사나이’ 조건휘 “대역전 하이런 9점 기억도 안 난다” 5.

‘한 큐의 사나이’ 조건휘 “대역전 하이런 9점 기억도 안 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