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수영 선수 가우리카 싱. 국제올림픽위원회 누리집 갈무리
‘앗! 내 수영복!’
2016 리우올림픽 최연소 참가자로 주목을 끈 가우리카 싱(네팔)싱이 수영복 때문에 하마터면 경기에 출전하지 못 할 뻔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8일(한국시각) 누리집에 띄운 “가장 어린 선수 싱이 물보라를 일으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자 100m 배영 예선 1조에 출전한 싱의 사연을 소개했다. 경기 당일 만 13살255일째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1만1000여명의 선수들 가운데 가장 어린 싱은 경기 직전 수영복을 입다 손가락으로 구멍을 냈다. 싱은 이번 대회에 함께 오지 못한 대표팀 감독 라이 곰리한테 전화를 걸어 수영복을 갈아 입어야 할지 그냥 출전해야 할지 물어봐야 했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수영복의 재질은 물론 구멍 여부 등을 엄격히 제한하기 때문이다. 싱은 “감독이 내게 문자로 지침을 줬다”고 말했다. 결국 수영복을 갈아 입고 출전한 싱은 1분8초45의 기록으로 사모아, 코소보에서 온 두 명의 선수를 제꼈으나 전체 33명 가운데 31위에 그쳐 16명이 나가는 준결승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네팔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영국으로 이주한 싱은 지난해 4월 진도 7.8의 강진으로 9000명 이상이 희생된 카트만두 참사 때 현장에 있었으나 다행히 피해를 입지 않았다. 당시 그는 10여분 동안 책상 밑에 웅크리고 있다가 여진이 가라앉은 뒤 계단을 걸어 건물 밖으로 빠져 나왔다. 그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끔찍한 지진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싱은 불과 11살이던 2014년 무려 7개의 네팔 여자수영 기록을 갈아치우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싱은 “그 땐 내가 너무 어려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며 “한 달 전 출전 사실을 알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뒤 “(올림픽에 출전해) 전광판에 오른 내 이름과 기록을 올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