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엄윤철이 8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2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역도 남자 56㎏급 인상에서 134㎏을 들어올리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12 런던올림픽 역도 남자 56㎏급 우승으로 북한의 ‘노력영웅’으로 등극한 엄윤철(25). 그가 8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2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이 체급 용상에서 169㎏을 들어올릴 때만 해도 올림픽 2연패의 꿈은 살아 있었다. 인상에서 엄윤철(134㎏)보다 3㎏을 더 들어올린 경쟁자 룽칭취안(중국)의 용상 개인 최고기록(166㎏)은 엄윤철의 이날 기록에 3㎏ 모자랐기 때문이다. 용상 169㎏은 엄윤철이 2012년 런던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 168㎏보다 1㎏ 더 들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룽칭취안은 용상에서 170㎏을 번쩍 들어올려 합계 세계신기록(305㎏)을 2㎏ 경신한 307㎏으로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선수권대회를 3연패한 동급 최강자 엄윤철로선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대표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한 엄윤철이 은메달에 머물며 북한의 첫 금 소식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엄윤철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못 땄는데 무슨 말을 하겠냐”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북한에서 유도영웅으로 불리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나는 인민 영웅이 아니다”라며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내게 영감을 주실 분인데 금메달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찾아 엄윤철을 응원하다 엄윤철이 금메달 확보에 실패한 게 확정된 뒤 메달 수여식 전에 경기장을 나갔다.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