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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축구에서 설움 럭비가 풀었다

등록 2016-08-12 10:29수정 2016-08-12 21:36

남자 럭비 결승에서 영국 꺾고 금메달
피지의 올림픽 사상 첫 메달
올림픽 145번째 메달 획득팀
1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로 경기장에서 열린 영국과의 남자 럭비 결승에 앞서 다같이 모여서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FP 연합뉴스
1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로 경기장에서 열린 영국과의 남자 럭비 결승에 앞서 다같이 모여서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FP 연합뉴스
“음바치(피지 전설의 전사들을 일컫는 말로 피지 럭비대표팀의 별명)가 해냈다.”

축구에서 울었던 피지가 럭비에서는 활짝 웃었다. 피지 남자 럭비대표팀은 제주도 크기 10배의 작은 섬나라에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가져갔다. 이로써 피지는 올림픽 사상 메달을 획득한 145번째 팀(겨울올림픽 포함 146번째)이 됐다.

1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루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럭비 결승에서 피지 럭비대표팀은 영국을 43-7로 대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지대표팀은 예선전 3경기를 포함해 6전 전승을 기록하며 3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구 90만의 나라에 올림픽 사상 첫 메달로 금메달을 안겨줬다.

금메달을 두고 다투던 영국은 1874년부터 피지가 독립을 선언한 1970년까지 100년 남짓 피지를 식민 지배했다. 현재 피지 럭비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벤 라이언(45)은 전직 잉글랜드 럭비대표팀 감독으로 친정팀을 꺾고 우승한 셈이 됐다. 벤 감독은 경기 직후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선수들은 놀랄 만한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정말 영리한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대표팀 주장인 오세이 콜리니사우(31)는 “내가 올림픽에 출전할지, 메달리스트가 될지, 금메달을 딸지 상상도 못했다. 이런 기회를 준 신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럭비가 ‘종교’와 다름없는 피지는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 소식에 열광의 도가니다.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피지 국기를 흔들며 춤을 추고, 수도 수바에서는 일부 운전자들이 도로에 한복판에 차를 세워놓고 환호의 물결에 참여하는 바람에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바이니마라마 피지 총리는 “피지 역사의 위대한 순간이다. 피지 국민들은 대표팀의 승리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발표했다. 피지 정부는 럭비대표팀이 귀국하는 다음날인 오는 22일을 국경일로 지정했다. 일부 팬들은 럭비대표팀을 이끈 벤 감독과 그의 가족들에게 피지 시민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3년 벤 감독이 피지 럭비대표팀 감독으로 막 부임했을 때만 하더라도 대표팀은 훈련동안 선수들이 마실 물조차 못 살 정도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 벤 감독도 부임 첫 5개월은 무급으로 봉사했다. 럭비로는 생계 유지가 어려운 선수들은 벨보이, 농부 등 직업을 따로 가져야 했다.

선수들은 올림픽 첫 메달을 위해 금주와 휴대폰 사용금지 등 혹독한 규율을 견뎌냈다. 몇몇 선수들은 세계적인 프로 럭비팀의 거액의 계약 제안도 거절하면서까지 구슬땀을 흘렸다. 이번 메달은 이런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에 대한 성과라 더욱 값지다.

한편, 같은 날 벌어진 남자 럭비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54-14로 일본을 꺾고 메달을 차지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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