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웨이드 판니커르크가 15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결승에서 세계신기록(43초03)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맙소사, 8번 레인에서 세계기록을! 200m에서 400m까지 저렇게 달리는 것을 지금껏 본 적이 없다.”
영국 <비비시>(BBC)에서 2016 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결승전을 중계하던 전 육상 스타 마이클 존슨(미국)이 터뜨린 말이다. 존슨은 “웨이드 판니커르크가 다른 참가자들을 대학살(massacre)했다”라는 표현까지 썼다. 존슨이 1999년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400m 세계기록은 그렇게 공포와 전율 속에 깨졌다.
웨이드 판니커르크(24·남아프리카공화국)는 1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400m 결승전에서 세계신기록(43초03)으로 우승했다. 준결승전까지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8번 레인에서 출발했으나 다른 선수들을 여유롭게 제치면서 존슨의 세계기록(43초18)을 0.15초나 앞당겼다. 판니커르크는 “세계기록을 깰 수 있다고 믿었다. 나는 축복받았다”고 했다. 디펜딩 챔피언 키라니 제임스(그레나다·43초76)가 은메달, 미국의 라숀 메릿(43초85)이 동메달을 땄다. 메릿은 “43초0대의 기록이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판니커르크는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빨리 달렸다”고 경악스러워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출신인 판니커르크의 코치는 74살의 증조할머니와도 같은 안스 보타였다. 판니커르크는 “보타 코치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내가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항상 일깨워줬으며 훈련하면서 나를 한계치까지 밀어붙였다. 보타 코치의 훈련을 믿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베이징 세계선수권 400m에서 우승했으며 올해 3월 열린 대회에서는 100m도 9초98에 주파한 기록이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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