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오른쪽 둘째)이 17일 오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58㎏급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시상대에 동메달리스트 2명을 비롯해 4명이 서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태권도 남자 58㎏ 김태훈은 첫판(16강전)에서 졌다. 하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당당히 메달 시상대 위에 섰다. 왜일까?
태권도와 유도, 그리고 레슬링에는 패자부활전이 있고, 동메달리스트도 2명이나 된다. 일대일 대진의 불리함을 해소시키기 위한 제도다. 강자에게 져도 한번의 기회를 더 주는 셈이다.
김태훈(왼쪽)이 17일 오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16강전에서 타이의 테윈 한쁘랍과 대결하고 있다. 김태훈은 10-12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태권도의 경우 자신에게 패를 안긴 선수가 결승전에 진출하면 동메달 획득의 기회가 온다. 김태훈은 테윈 한쁘랍(타이)에게 패했지만 한쁘랍이 결승에 오르면서 구제를 받았다. 김태훈은 패자부활 1차전에서 8강 탈락자와 겨뤘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4강전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한 카를로스 루벤 나바로 발데스(멕시코)와 맞붙었다. 레슬링 패자부활전도 태권도와 비슷하다. 결승 진출자 2명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그레코로만형 남자 75㎏급 김현우도 16강전에서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에 졌으나 블라소프가 결승에 진출하면서 패자부활의 기회를 잡았고 동메달을 땄다.
유도 패자부활전은 다르다. 결승 진출자와 상관이 없다. 8강전에서 진 4명의 선수들은 A, B그룹에서 패자부활전을 펼친다. 이후 4강전에서 결승에 오르지 못한 2명이 내려오면, 패자부활전에서 이긴 2명과 엇갈려 싸우게 되는데 여기서 나오는 2명의 승자에게 동메달을 준다. 8강전에서 탈락한 김원진, 김민정은 이런 과정을 통해 패자부활전을 치렀고 이들 중 김민정은 패자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으나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다.
복싱은 3~4위전을 따로 치르지 않아 동메달이 2개다. 체력 소모가 많고 결승 진출에 실패해 상심한 두 선수를 또 사각의 링 위에 세우는 것은 잔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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