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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쏟던 아이, 땀 쏟아 만든 기적

등록 2016-08-18 19:06수정 2016-08-18 22:15

김소희 태권도에서 첫 금
49㎏급 결승에서 세르비아에 7-6 승
올림픽엔 46㎏급 없어 3㎏ 불리고
출전선수 제한 규정 탓 못 나올뻔
“무심하다 여겼던 하늘에 감사해”
김소희가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관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49㎏급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소희가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관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49㎏급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저에게 운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계순위 9위였다. 하지만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는 시상식 직후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올림픽에 나가기까지 너무 힘들어서 하늘이 무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하늘에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김소희는 18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관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에서 세계 1위를 꺾고 올라온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를 7-6으로 누르고 태권도 첫 금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선수단에는 대회 7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김소희는 경기 막판 몸통 공격이 성공했다며 보그다노비치 쪽에서 비디오 리플레이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고를 한 차례 더 받으면 동점이 될 수도 있었다. 김소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마지막에 방어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리가 풀려서 자꾸 넘어졌다”며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소희(왼쪽)가 18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49㎏ 이하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상대인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소희(왼쪽)가 18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49㎏ 이하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상대인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소희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어릴 적 코피가 자주 나는 허약한 체질 때문에 태권도를 시작한 김소희는 충북 제천동중 1학년 때부터 선수의 길을 걸어왔다. 고교 때부터 경량급에서 국내 정상에 오르며 뚜렷한 적수가 없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산소통’ ‘말’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1년 경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46㎏급에서 정상에 오르며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당시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다치고, 왼손 약지마저 부러진 상태에서 응급처치만 하고 남은 경기를 계속 뛰는 강인한 승부근성을 보여줬다. 2013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46㎏급에서도 우승하며 2연패를 달성했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같은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런데 체급이 문제였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과 달리 올림픽은 49㎏급 이후 4체급만 존재해 체중을 불려야 했다. 또 메달 독식을 막기 위해 각국은 남녀 2체급만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도 문제였다. 한국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시드니올림픽 이후 49㎏급에는 단 한 번도 대표를 파견하지 않았다.

리우올림픽에서 세계태권도연맹이 올림픽 랭킹에서 체급별 상위 6위 안에 든 선수에게 자동출전권을 주면서 김소희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남녀 8개 체급당 1명씩 올림픽 출전이 가능해진 것이다. 김소희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올림픽 출전이 결정이 안 나서 조마조마했다”며 “체중조절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운동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김소희는 49㎏급에서 가까스로 자동출전권을 얻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올림픽에서의 일정도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8강을 역전승으로 통과한 김소희는 4강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종료 36초를 남겨두고 몸통 공격에 성공해 1-0으로 이겼다. 결승에서도 1점 차까지 쫓겼으나 끝내 점수를 지켜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소희의 부모도 브라질까지 날아와 딸의 경기를 직접 보며 응원했다. 김소희는 “부모님께서 리우까지 오셔서 꼭 금메달 걸어드리겠다고 약속드렸다. 약속을 지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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