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 탁구 남자단체에서 우승한 중국이 17일(현지시각) 시상식을 마친 뒤 국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리우/로이터 연합뉴스
리우올림픽 탁구는 ‘중국 싹쓸이’로 마감됐다. 금메달 4개 모두와 은메달 2개가 중국 차지였다. 심지어 리우데자네이루에 온 각국의 탁구선수 넷 중 한 명은 중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탁구 디아스포라’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18일(한국시각) “리우에 온 탁구선수 가운데 적어도 44명 이상이 중국 태생”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리우에 온 탁구선수 172명 가운데 44명이 중국 출신으로 전체의 25.8%에 해당한다. 중국 대표로 출전한 6명을 뺀 38명이 중국에서 태어난 뒤 다른 나라로 귀화해 그 나라의 대표 선수로 출전한 셈이다.
중국 출신 선수를 국가대표로 많이 내보낸 나라는 싱가포르(5명 전부),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6명 중 3명), 캐나다와 터키(2명 전부), 네덜란드와 스페인(3명 중 2명) 차례로 많았다. 이처럼 중국 출신 국가대표를 한 명 이상 내보낸 나라만 21개에 이른다.
여자 개인전 16강전에 오른 선수 가운데 중국 출신이 10명에 달했다. 서효원(한국), 리명순·김송이(북한), 천쓰위·정이징(대만), 후쿠하라 아이(일본) 등 6명만 중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중국에서 귀화한 한국 대표 전지희는 16강전에서 역시 중국 출신인 위멍위(싱가포르)와 맞붙어 졌다.
이런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탁구 선수만 3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서 국가대표가 되기는 국제대회 우승보다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 지 오래됐다.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에 대표로 나서고 싶은 중국 선수들로서는 다른 나라 국적을 얻는 것 말고는 오성홍기를 가슴에 달고 국제대회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다. 중국에서 태어나 룩셈부르크 국가대표로 출전한 나샤롄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선) 경쟁이 너무 치열했다. 나는 더 이상 용기를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은 탁구가 정식종목이 된 1988 서울올림픽 이후 전체 32개 메달 가운데 28개를 가져갔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는 남녀 개인전 금·은·동을 싹쓸이했다.
올림픽 출전 종목 가운데 귀화선수가 많은 비율을 분석한 결과, 탁구의 경우는 3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구(15%), 승마(13%), 카누 슬랄럼·레슬링(12%), 테니스(11%)에 비해 압도적인 비율이다.
전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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