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우승한 우사인 볼트(왼쪽) 등 자메이카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EPA 연합뉴스
2016 리우올림픽을 달궜던 수많은 스타들이 영광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올림픽 무대를 떠난다.
육상스타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는 3개 대회 연속 3관왕이라는 역사적 불멸의 기록을 세우며 리우올림픽의 정점을 찍었지만 이번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다. 그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 200m와 400m 계주 우승 등 3관왕을 이룬 뒤 2012 런던올림픽과 2016 리우올림픽에서도 잇따라 3관왕에 올랐다. 무려 8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남자로 군림하며 금메달 9개를 수확해 최다 금메달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올림픽 예선전 등에서 컨디션 난조로 부진을 보이기도 했지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큰 경기에서는 늘 세계 최고였다. 볼트는 “기록에 대한 부담은 느꼈다”며 “기록을 완성하니 안도감이 생기고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볼트는 그러나 “솔직히 지쳤고 충분히 올림픽을 즐겼다”며 올림픽 무대 은퇴를 시사했다.
이용대가 15일 배드민턴 남자복식 8강전에서 유연성과 짝을 이뤄 말레이지아의 고위시엠-탄위키옹 짝과 경기를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28·삼성전기)도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용대는 기대했던 남자복식에서 8강에 머물러 아쉬움이 남지만 태극마크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용대는 “아직도 배드민턴이 재밌다”면서도 “선배들에게 기회를 받아서 메달을 땄듯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혼합복식 금메달을 땄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남자복식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용대는 21일 귀국 기자회견에서는 “실력이 되고 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그때 또 도전하겠다”고 밝혀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남겼다.
탁구 주세혁이 17일 남자 단체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 선수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남자 탁구의 메달 획들을 위해 단체전에 출전했던 주세혁(36·삼성생명)도 리우올림픽이 마지막 무대였다. 한국은 남자탁구 3~4위전에서 독일에 패해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탁구는 올림픽 사상 첫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주세혁은 “후배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용기가 많이 생겼다”며 “후배들을 믿고 2년 뒤, 그리고 4년 뒤를 맡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보 박칠성이 19일 남자 50km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육상 최장거리인 경보 50㎞에 출전한 박칠성(34·삼성전자)도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박칠성은 김현섭(31·삼성전자)과 함께 출전했지만 세 차례 경고를 받아 실격 처리됐다. 박칠성은 2004년과 2008년 대회에서는 20㎞,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50㎞ 출전했지만 경기를 마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0㎞에 첫 출전하는 승부수를 띄운 김현섭도 허벅지 통증으로 43㎞ 지점에서 기권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