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티브이(TV)를 통해 방송된 서울 이랜드FC의 온라인 출정식에서 박문성 해설위원(왼쪽)과 정정용 감독이 웃고있다. 서울 이랜드FC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 경기’ 직격탄을 맞은 프로 스포츠가 다양한 팬 접촉 통로 개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2 서울 이랜드FC는 지난 23일 시즌 출정식을 운동장이 아닌 온라인 공간에서 열었다. 축구해설가 박문성의 진행으로 이뤄진 ‘퍼스트 터치’ 행사에는 정정용 이랜드 감독과 주장 김민균 등이 나왔고, 아프리카티브이(TV)를 통해 1시간30분 동안 중계됐다.
K리그 최초의 온라인 출정식에 6000명의 시청자가 몰리는 등 팬 반응도 뜨거웠다. 팬들은 실시간 채팅을 통해 “정말 아이디어가 좋다” “팬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빛났다”는 등 호평을 쏟아냈다. 서울 이랜드는 “퍼스트 터치는 팬들과 함께 시즌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창단 때부터 꾸준히 해 온 행사다. 대면 이벤트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든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무관중 경기에 들어간 여자프로농구 케이비(KB) 스타즈는 ‘구단 편파중계’를 통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랜다. 케이비 스타즈는 2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리는 비엔케이(BNK) 썸과의 홈 경기를 아프리카티브이로 편파중계한다. 김영현 농구전문 기자와 나윤승 응원단장이 해설자로 나서 일방적으로 케이비 스타즈를 응원한다. 텔레비전 중계와 달리 홈팀을 추켜세우고, 치어리더팀도 온라인 응원을 통해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 케이비 스타즈는 “팬들과 조금이라도 더 소통하기 위해 구단 편파중계 및 온라인 응원전을 준비했다. 여자프로농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케이비(KB) 스타즈는 무관중 경기로 아쉬워 하는 홈 팬들을 위해 편파중계를 진행한다.
이달말 개막전을 연기한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인터넷 방송을 통해 팬과의 접촉을 이어 나간다. 26일 아프리카티브이를 통해 K리그 1~2부 22개 구단 마스코트 팬 인기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그 중 하나다. 애초 26일 미디어데이 때 공개하기로 했지만, 일정이 취소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것을 되살렸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마스코트 ‘반장선거’ 준비 과정과 개표결과를 방송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방식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남자프로배구 케이비(KB) 손해보험은 2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홈 경기를 아프리카티브이로 중계했다. 인터넷 방송 비제이(BJ)로 활동 중인 배우 강은비가 나와 경기 시작 전 라커룸과 경기장을 다니며 직접 오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을 풀어줬다. 경기 시작 뒤에는 직접 해설에도 참여했다. 팬들은 “평소 궁금했던 라커룸 모습을 알게 됐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라며 즐거워했다.
케이비(KB) 손해보험은 비제이(BJ) 강은비를 앞세워 23일 열린 홈 경기를 중계했다. 아프리카티브이 갈무리
26일부터 무관중 경기에 들어가는 남자프로농구도 달라진 환경에서 팬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홈팀들은 경기장이 ‘적막강산’이 되지 않도록 공격이나 수비 상황에 맞게 신시사이저를 통한 ‘샘플러 음악’을 틀어주고, 장내 아나운서까지 그대로 둬 조금이라도 생동감을 살릴 계획이다.
케이비엘(KBL) 쪽은 “10개 구단 공통의 비상 대회운영요강을 만들었다. 관중이 없는 환경이지만 시청하는 팬들을 위해 선수들이 더 힘을 내 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