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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대회 취소…라켓 대신 게임기 잡고 ‘온라인 테니스’

등록 2020-04-07 14:33수정 2020-04-08 02:36

코로나19가 만든 2020 스포츠 이색 풍경
우승 트로피 택배로 받고
데뷔전도 없이 감독 해임
테니스 대회는 온라인으로
페데리카 브리뇨네가 지난달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페데리카 브리뇨네가 지난달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거 누나가 시킨 거야?”

이탈리아 알파인 스키 선수 페데리카 브리뇨네(30)는 지난달 남동생에게 문자 메시지와 함께 사진을 하나 받았다. 크리스털로 만든 우승 트로피가 담긴 상자 사진이었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답답함을 못 이겨 인터넷 쇼핑이라도 한 걸까?

사실 이 트로피는 코로나19로 2월29일 조기 종료한 2019∼2020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트로피 ‘크리스털 글로브’였다. 브리뇨네는 이 대회에서 이탈리아 출신 최초로 여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시상식은 무기한 연기됐고, 기다림에 지친 브리뇨네는 택배로 트로피를 받기로 했다. 그런데 브리뇨네가 사는 곳이 산 중턱이라 택배 배달이 되지 않아, 트로피가 부모님 집으로 배달됐고 이를 본 남동생이 택배 상자 사진을 찍어 보내준 것이다.

브리뇨네는 약 9㎏ 짜리 종합 우승 트로피를 포함해 각각 3.5㎏에 달하는 대회전(스키 종목)과 복합 우승 트로피 등 총 3개의 트로피를 받았다. 16㎏짜리 택배를 받아든 남동생이 무게에 놀라 메시지를 보냈을 법도 하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스포츠 곳곳에서 이색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브리뇨네의 트로피 배달이 희극이라면 이반 요바노비치(58) 감독의 사연은 비극에 가깝다. 아랍에미리트(UAE)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코로나19로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한 채 해임됐다.

요바노비치 감독은 지난해 12월부터 아랍에미리트 대표팀을 이끌었다. 아랍에미리트 축구협회는 요바노비치 감독과 6개월 계약을 맺고 올해 3월과 6월 예정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맡길 계획이었다. 아랍에미리트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타이, 베트남과 함께 G조에 속해 있다.

‘이거 실화냐…’ 이반 요바노비치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이거 실화냐…’ 이반 요바노비치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코로나19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달 열릴 예정이던 말레이시아와의 월드컵 예선 홈 경기가 중단됐고, 다른 예선과 A매치 일정이 모두 무기한 연기에 들어갔다. 결국 축구협회는 요바노비치 감독과 이른 결별을 택했다. 결국 올해 초 전승을 다짐하며 베트남 박항서 감독과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에게 ‘경고’를 보냈던 그는 경기 한 번 지휘해보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선 테니스 선수들이 라켓 대신 게임 조종기를 잡을 예정이다. 마드리드오픈 테니스 대회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로 취소된 마드리드오픈을 온라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온라인에서 열리는 마드리드오픈 테니스. ATP 투어 누리집 갈무리
온라인에서 열리는 마드리드오픈 테니스. ATP 투어 누리집 갈무리

오는 27∼30일 남녀 단식 각각 16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4개 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를 벌인 뒤 8강을 추려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정한다. 조직위는 경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중계하고, 경기가 끝난 뒤 경기 분석과 승리 선수 인터뷰도 진행할 계획이다.

남녀 단식에는 각각 15만유로(약 2억원)씩 상금이 걸렸고, 상금 일부는 테니스 대회 중단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동료 선수들을 위해 기부한다. 대회 조직위도 별도로 5만유로를 코로나19 극복 성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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