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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집콕시대’ 미 스포츠 TV시청률 되레 폭락한 까닭

등록 2020-12-17 08:59수정 2020-12-17 09:20

[스포츠 톺아보기]

코로나19 집콕시대.

단순히 생각하면 스포츠 경기 시청률이 올라갈 것 같다. 아무래도 집에서 텔레비전(TV) 리모컨을 붙잡고 있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미국 메이저 스포츠 경기만 놓고 보면, 시청률이 대폭 하락했다. 왜 그럴까. 팬더믹 시대에 던져진 프로 스포츠의 숙제를 톺아봤다.

뚝, 뚝 떨어진 시청률

지난달 뒤늦게 치른 골프 마스터스 TV 시청률(3.4%)은 1957년 이래로 가장 낮았다. 작년(6.9%)과 비교하면 시청률이 반 토막(51% 하락) 났다. 이에 앞서 치러진 미국프로농구(NBA) 결승전 시청률은 49% 하락했고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탠리컵 결승전 또한 시청률이 61%나 폭락했다.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시청률은 30%가 떨어졌다.

미국 4대 스포츠가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과정에서 비슷한 시기에 결승전 등이 맞물린 게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미국프로풋볼(NFL) 시즌이 개막해 13주차가 치러진 현재 시청률은 8% 가까이 하락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방송사들이 스포츠 중계를 위해 연간 지불하는 액수는 210억달러(22조9320억원). 시청률이 곧 광고 단가인 방송사 뿐만 아니라 관련 스포츠 단체 또한 최근의 시청률 급락이 달가울 수만은 없다.

시청률 하락의 이면

시청률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역시나 ‘바이러스의 침공’이다. 팬더믹으로 스포츠 일정이 꼬였고 이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 또한 멀어졌다. 무관중이 지속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도 원활하지 않으며 신규 팬을 끌어모으는 데도 실패했다. ‘집콕시대’지만 TV를 켜지 않는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9%(프라임 시간대는 10%)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뉴욕 타임스〉는 팬더믹과 맞물려 미국 대선(11월) 이슈까지 겹친 터라 팬들의 시선이 지역 케이블 뉴스로 향해 경기 시청률이 떨어졌다고도 분석한다. 스포츠 경기 시간과 뉴스 시간이 상당히 겹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10월 초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역 케이블 저녁 뉴스 시청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79%나 증가했다. 조사 기관 관계자에 의하면 시청률 조사의 경우 평균치를 내기 때문에 110분 스포츠 경기를 볼 때 96분만 보고 채널을 돌리면 평균 시청률은 13% 떨어지게 된다고 한다.

요약하면 ‘사람들은 점점 TV를 켜지 않고 있고 TV를 켜는 사람들도 올해는 스포츠보다는 뉴스를 더 봤다’는 것. 미국은 한국과 달리 포털 등에서 스포츠 생중계를 하지 않기 때문에 모바일로 시청층이 이동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Z세대를 잡아라

팬더믹 시대는 공교롭게도 미국 스포츠 팬층의 성향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스포츠 TV 생중계를 떠받드는 기반이 ‘올드 세대’라는 것을 수치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미국 프로 스포츠 업계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밀레니얼 Z세대(보통 1994년 이후 출생자를 칭한다)를 붙잡지 못하면 프로 스포츠의 미래도 어둡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스포츠는 Z세대 문제가 있고, 팬더믹은 이를 더욱 부추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최근 내보내기도 했다. 케이트 자베리 미국프로농구 최고 마케팅 경영자는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임무는 Z세대를 찾는 게 아니라 Z세대의 관심을 끌고 이를 붙잡아 두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록 미국프로농구 결승전 실시간 시청률은 대폭 하락했지만 소셜 미디어를 통한 Z세대 공략은 성공해 짤막 동영상은 전 시즌 동안 132억회나 재생됐다. 소셜 미디어 팔로우 수는 전체 1억4800만명. 이는 야구, 프로풋볼 등 다른 메이저 종목들을 다 합한 것보다 많다. Z세대를 가장 잘 이해하고 품었다고 평가 받는 미국프로농구 핵심 팬층의 40%는 35살 이하로 알려져 있다.

다른 미국 메이저 스포츠 단체들도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통한 쇼트 폼 비디오와 온라인 판타지 게임 등을 통해 Z세대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팬더믹이 급작스레 각성시킨 현실이 팬층에 대한 접근 방식 변화를 더욱 가속화 하고 있는 셈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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