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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금지·공장멈춤·인공강설…중국, 어떻게 ‘올림픽 블루’ 만들었나

등록 2022-02-03 15:15수정 2022-02-04 02:33

국제행사 치를 때마다 대기질 개선
코로나19로 개선됐으나 추가 노력
폭죽 금지엔 ‘너무한다’ 반대 의견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한 스노우 보드 선수가 3일 연습 활강을 하고 있다. 배경으로 보이는 중국의 파란 하늘이 인상적이다. 장자커우/로이터 연합뉴스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한 스노우 보드 선수가 3일 연습 활강을 하고 있다. 배경으로 보이는 중국의 파란 하늘이 인상적이다. 장자커우/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평소 악명 높던 베이징 시내의 공기질은 ‘좋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설 명절 동안 전통 풍습인 폭죽놀이를 금지하고, 오염을 유발하는 일부 공장과 차량 운행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날 중국 기상청이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오전 8시 기준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는 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가 8, 지름 10㎛ 이하인 미세먼지(PM10)가 13으로, 매우 좋은 상태였다. 같은 시각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PM2.5가 21, PM10이 15였다.

중국 정부는 2014년 아펙(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행사 등 자국에서 주요 국제행사 등이 열릴 때마다 매연을 내뿜는 공장 등을 멈춰 양호한 공기질을 유지해 왔다. 해외 언론들은 이를 두고 아펙 블루 등 ‘○○ 블루’라고 불러왔다. 2008년에 이어 14년 만에 올림픽을 치르는 중국은 겨울과 초봄, 특히 중국 북동부 지역에서 심각하게 나타나는 대기오염의 원인을 제거해 ‘올림픽 블루’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2020년 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며 대기질이 상당히 개선되긴 했지만, 중국 정부는 올림픽을 앞두고 몇 가지 추가적 조처를 취했다. 먼저, 지난달 말 시작된 음력 설 명절인 춘절에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폭죽 사용을 엄격히 금지했다. 중국은 설 명절에 액운을 쫓는다는 의미로 큰 소리가 나는 폭죽을 터트리며 명절을 축하해 왔는데 이를 하지 못하게 막은 것이다.

이로 인해 설 전날 밤과 당일 새벽 베이징 전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PM2.5 기준 ‘5’로 매우 좋았다. 전년도 같은 시기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PM2.5)는 무려 289였다. <신경보>는 “PM2.5 농도가 조사되기 시작된 이래, 섣달그믐 기준으로 가장 좋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올림픽 개막에 맞춰 일부 공장의 가동과 차량 운행도 중단했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지난달 말 올림픽 기간 대기 질을 개선하겠다며 오염원 배출이 많지만 운영을 멈춰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가동을 통제하고, 차량 운행도 줄이는 조처를 취했다. 류여우빈 생태환경부 대변인은 “베이징, 허베이성 등은 인민대표대회의 입법을 거쳐 지방 정부가 법규에 따라 필요한 행정 조치를 취하도록 승인했다”고 말했다. 베이징과 허베이성은 이번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곳이다.

하늘에 작은 로켓을 쏴서 인공적으로 눈이 내리게 하는 인공강설도 미세먼지 저감에 도움이 됐다. 중국 당국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스키 경기 등이 열리는 허베이성 장지아커우 등에서 인공강설을 여러 차례 실시했다. 인공 강설을 하면 눈 덩어리가 대기의 먼지를 안고 떨어져 대기 질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중국 시민들은 공기 질이 좋아진 것에 만족하면서도, 폭죽놀이를 금지한 조처에 대해서는 불만을 터뜨렸다. 중국 지린성에 사는 한 중국 시민은 “명절이 명절 같지 않다”며 “폭죽놀이는 전통놀이인데, 그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는 디지털 폭죽이 등장했다. 실제 화약을 터트리지 않고, 불빛과 음성으로 폭죽 효과를 내는 것이다.

베이징/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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