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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 특집

‘논란의 별’ 에일린 구 날아오르자, 베이징은 열광했다

등록 2022-02-07 13:18수정 2022-02-08 02:30

대회 최고 스타 에일린 구, 베이징에서 첫선 보여
중국인 어머니-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 대표로 뛰다가 중국으로 바꿔 올림픽 출전
국적 논란도 있지만, 3관왕도 가능한 기대주
에일린 구가 7일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가 열린 중국 베이징 빅에어 서우강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에일린 구가 7일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가 열린 중국 베이징 빅에어 서우강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여러분, 모두 열광할 준비 됐습니까?”

장내 아나운서 외침에 고요했던 경기장에 환호성이 가득 찼다. 중국 관중들은 저마다 휴대전화와 카메라 등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관중석의 웅성거림에선 설렘이 느껴졌다. 화려한 소개와 함께 중국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에일린 구(19)가 등장했다.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타고 내려온 그는 멋지게 공중 회전에 성공했고, 안전하게 착지했다. 관중석에서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중국 최고 스타의 이번 대회 첫 비상은 성공적이었다.

에일린 구가 7일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가 열린 중국 베이징 빅에어 서우강에서 3차 시기를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에일린 구가 7일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가 열린 중국 베이징 빅에어 서우강에서 3차 시기를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에일린 구는 7일 오전 중국 베이징 빅에어 서우강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빅에어 여자부 예선에서 161.25점(5위)을 받으며 결선에 진출했다. 2차 시기 착지 때 넘어지며 24.50점을 받았지만, 1차 시기(89.00점)와 3차 시기(72.25점)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빅에어 예선에선 3차례 시기 중 더 나은 2차례 점수를 더해 순위를 결정한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주 종목인 하프파이프는 물론 슬로프스타일, 빅에어까지 3관왕을 노린다.

구는 베이징겨울올림픽에서 가장 ‘핫한’ 선수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에서 나고 자랐다. 실제 2019년까진 미국 월드컵 대표로 뛰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 합격했고,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 모델로 활동하는 등 스타성도 뛰어나다. 이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도 구를 향한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그는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의 응원이 환상적”이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루이뷔통 모델로 활동했던 에일린 구. 구 인스타그램 갈무리
루이뷔통 모델로 활동했던 에일린 구. 구 인스타그램 갈무리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인 그는 2019년 6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앞으로 중국을 위해 뛰겠다. 엄마가 태어난 곳의 젊은이들, 특히 어린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그의 선언은 후폭풍을 불러왔다. 중국에선 최고 인기 스타 자리에 올랐지만, 미국에선 비판 목소리도 일었다. 구는 지금도 국적 관련 논란을 달고 다닌다. 구는 이런 논란에 대해 미국인-중국인 사이 양자택일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에 있을 땐 미국인, 중국에 있을 땐 중국인”이라는 식이다.

에일린 구가 어머니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 인스타그램 갈무리
에일린 구가 어머니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 인스타그램 갈무리

대회 시작 전부터 미-중 사이 논란이 컸던 만큼, 구도 이번 대회 큰 관심을 받는다. 실제 이날 경기장에서도 뜨거운 취재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대개 믹스트존에서 이뤄지는 인터뷰엔 선수와 같은 국적 취재진이 몰리기 마련이지만, 구의 경우에는 중국과 미국을 포함해 다양한 국가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구는 중국어와 영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기자들은 물론 자원봉사자까지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중국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던 그의 바람이 이미 이뤄진 듯 보였다.

구는 8일 빅에어 결선을 시작으로 메달 사냥에 나선다. 그가 논란을 딛고 어머니의 나라가 개최한 대회에서 자신의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를 이룰지 기대가 쏠린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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