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린 구(중국)가 1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 위에서 오성홍기를 흔들고 있다. 장자커우/로이터 연합뉴스
‘논란의 별’ 에일린 구(19·중국)가 겨울올림픽 2관왕을 차지했다.
구는 18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최고 점수 95.25점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위 캐시 샤프(캐나다)와는 4.50점 차이가 났다. 구는 결선 1차 시기에서 93.25점, 2차 시기에서 95.25점을 받았다. 1~2차 시기에서 사실상 1위를 확정해 3차 시기에서는 출발대에서 축하 세리머니까지 했다. 하프파이프는 그의 주종목이다. 지난 8일
빅에어에서 금메달을 땄던 구는 이로써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슬로프스타일 은메달까지 합하면 이번 대회 참가한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중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어머니,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구는 미국 대표로 뛰다가 2019년 6월 중국 오성홍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깜짝 발표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눈의 공주’로도 불리는 구는 당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베이징겨울올림픽 기간 어머니가 태어난 나라의 수백만명 젊은이들에게 내가 사랑하는 스포츠로 영감을 줄 기회는 일생의 한 번뿐”이라고 이유를 달았다. 중국 대표로 출전하는 것을 결심한 이후 미국 현지에서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다만 구는 중국 대표로 올림픽에는 출전했지만 귀화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에도 관련 질문이 쏟아졌지만 대답을 회피했다. 중국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터라 미국 국적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짙지만 구는 이에 대해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에일린 구’, ‘구아링’ 두 개의 이름을 가진 그가 다음 올림픽에는 성조기를 달지, 오성홍기를 달지 지켜볼 일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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