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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 특집

AG 또다른 축제…흥 높이는 팬서비스 연출 눈길 [항저우VPN]

등록 2023-10-04 14:32수정 2023-10-05 02:34

신나는 음악과 현란한 조명 쇼 펼쳐져
한국, 스포츠 프레젠테이션 덜 적극적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농구장에서 치어리더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김창금 기자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농구장에서 치어리더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김창금 기자

항저우아시안게임 현장엔 생동감이 있다.

친절한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도움도 인상적이지만, 팬을 위해 경기장 안과 밖에서 만들어내는 흥겨운 분위기가 눈에 띈다.

한국 남자배구팀이 캄보디아와 조별리그 경기를 벌였던 린핑 스포츠센터에 갔을 때, 신나는 음악과 함께 치어리더의 공연이 열려 깜짝 놀랐다. 코트에 치어리더가 등장하지 않았지만, 천장에 걸린 6면체의 대형 전광판에 화려하고 박력있는 율동을 미리 녹화된 영상으로 보여주는 게 독특했다.

신설한 올림픽 스포츠센터의 남자농구 경기장은 미국프로농구(NBA)의 관전 환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경쾌한 음악과 현란한 조명쇼, 치어리더의 율동이 관전 분위기를 신나게 만들었다. 플레이 중간중간에 ‘그대로 멈춰라’나 ‘눈에 띄는 관중’ 코너를 마련하고, 카메라가 대상을 잡아내면서 관중의 폭소를 끌어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가 열린 황룽경기장의 전광판에는 ‘파도타기’ ‘목소리 높여’ 등의 표시로 관중의 응원을 유도한다. 김창금 기자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가 열린 황룽경기장의 전광판에는 ‘파도타기’ ‘목소리 높여’ 등의 표시로 관중의 응원을 유도한다. 김창금 기자

럭비장에서는 치어리더들이 선수들의 입장 통로를 만들어주었고, 축구장에서는 ‘파도타기’나 ‘목소리 높여’ 등의 표시로 관중 응원 열기를 모았다. 수영장의 다이빙 전광판에는 선수가 시도할 연기에 대한 핵심 정보가 게재됐다. 음향이나 조명, 영상이 활용됐고 대형 전광판은 관중과 소통에 큰 몫을 했다.

스포츠마케팅에서는 경기를 둘러싼 즐거운 분위기 조성, 경기 행사의 표현을 스포츠 프레젠테이션이라고 한다. 선수나 관중이 듣고, 보고, 느끼는 심리적인 작용은 소비자의 효용을 높일 뿐 아니라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프로 스포츠가 발달한 미국은 스포츠 프레젠테이션을 잘 하는 나라로 꼽힌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 바탕에는 관중 유인과 그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자본주의적 계산이 들어 있다. 이런 까닭에 사회주의 정체를 표방하는 중국에서 스포츠 경기 현장의 축제 분위기 연출은 고정관념을 뛰어 넘는 것이었다.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의 조명과 음향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김창금 기자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의 조명과 음향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김창금 기자

김영진 와우매니지먼트 올림픽마케팅 본부장은 “과거 중국의 딱딱한 분위기와 다르다. 치밀하게 계획되고 연출된 음악과 조명, 정보제공과 팬 서비스가 경기장 안팎에 넘친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세련된 이미지로 만드는데 스포츠 프레젠테이션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인민이 스포츠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신유빈-전지희의 여자복식 결승전이 열리기 직전의 궁수 캐널 경기장 분위기.
신유빈-전지희의 여자복식 결승전이 열리기 직전의 궁수 캐널 경기장 분위기.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최고의 인기 종목인 프로야구에서는 구단마다 독특한 응원 문화를 만들며 팬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잠실야구장 등 인프라가 주는 느낌은 ‘회색’이다. 프로농구 케이씨씨(KCC)는 한 사람이 편하게 안기도 어렵고 딱딱한 의자 등 낙후된 시설을 버티다 못해 정든 고향을 떠났다. 지자체에서는 스포츠가 주는 시민복지의 측면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과 농구장은 관중석에서 밖의 광장 공간에 나갈 수 있도록 돼 있다. 김창금 기자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과 농구장은 관중석에서 밖의 광장 공간에 나갈 수 있도록 돼 있다. 김창금 기자

프로당구협회가 그나마 다양한 방식으로 스포츠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개의 프로나 아마추어 단체에서는 관중과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 프레젠테이션에 적극적이지 않다.

항저우에서 한국의 스포츠 시설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팬 서비스의 빈곤함을 생각해본다.

​항저우/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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